앨라배마주 버밍엄 인근 주택가에서 반려견이 사람의 유골을 잇따라 발견하면서 경찰이 장기 미제 사건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지역 언론인 WBRC와 피플(People)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해 8월, 제퍼슨카운티의 한 주택에서 시작됐다. 이 집에서 기르던 2살짜리 저먼 셰퍼드 믹스견 ‘치카린(Chickarin)’과 ‘치카로네(Chickarone)’가 마당에서 놀던 중 사람의 두개골로 추정되는 뼈를 물고 온 것이다.
놀란 주인 부부는 즉시 경찰에 신고했고, 국과수 조사 결과 해당 유골은 총상을 입은 남성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DNA 데이터베이스에는 일치하는 인물이 없어 피해자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후 수사는 한동안 중단됐지만, 같은 해 12월 치카린이 다시 정강이뼈를 물고 오면서 사건은 재점화됐다. 해당 뼈 역시 처음 발견된 두개골과 동일한 사망자의 것으로 판명됐다. 올해 4월에는 마당에서 대퇴골과 턱뼈가, 이달 8일에도 추가적인 인체 유골이 발견됐다.
현재까지 발견된 유골은 총 4점에 달한다. 이에 따라 경찰은 치카린의 목에 GPS 추적 장치를 부착해 유골이 매장된 위치와 개의 이동 경로를 분석하고 있다. 수사당국은 “유골이 발견된 위치와 분포로 볼 때 해당 장소가 범죄 은닉에 사용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발견된 유골들이 동일한 인물의 것인지, 혹은 복수의 피해자가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도 조사를 병행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평화로운 동네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한편, 이번 사건은 우연히 개가 발견한 유골로 시작됐지만, 향후 미제 실종 사건이나 살인 사건과의 연관성까지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연방 수사기관의 협조도 요청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