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전망이 지난달보다 개선됐다. 기대인플레이션율(향후 1년간 소비자 물가상승률 전망)도 상당폭 하락해 3%대를 회복했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2월 중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 대비 3.4포인트(p) 상승한 89.9를 나타냈다.
CCSI는 소비자들의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종합 지수다. 기준값인 100보다 높으면 과거 장기 평균치(2003년 1월~2021년 12월)에 비해 낙관적임을, 100보다 낮으면 비관적임을 뜻한다.
CCSI가 이달 반등한 것은 지난 9월 이후 3개월 만이다. 지난 5월 102.6이었던 CCSI는 7월 86.0까지 하락하다가 8월 88.8로 상승했다. 하지만 9월 91.4를 기록한 뒤 또다시 하락해 지난달 86.5까지 떨어졌다.
한은은 이와 관련 “수출 부진,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지만, 양호한 고용사정이 지속되는 데다 물가상승세가 둔화되면서 전월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향후 1년간 물가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8%로 4.2%였던 지난달보다 큰 폭인 0.4%p 떨어졌다.
지난 7월 4.7%로 고점을 기록한 뒤 8월 4.3%, 9월 4.2%, 10월 4.3%, 11월 4.2%로 4%대에 머물던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이로써 6개월 만에 3%대를 회복했다.
물가 상승에 영향을 끼칠 주요 품목 응답 비중은 공공요금이 67.3%로 가장 많았고, 석유류 제품이 35.5%, 농축수산물이 30.9%로 뒤를 이었다.
전월보다 공공요금 응답 비중이 8.3%p 증가했고,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제품에 대한 응답 비중은 각각 6.3%p, 3.6%p 감소했다.
소비자들의 지난 1년간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나타내는 물가인식은 5.0%로 지난달보다 0.1%p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물가인식은 지난 10월부터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여전히 높은 데 반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소비자가 쉽게 접하는 생활 물가와 관계된 농축산품, 석유제품 가격이 많이 안정되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환율 하락도 기대인프레이션율이 낮아지는 데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한편 CCSI 값을 도출할 때 사용되는 6대 주요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현재생활형편CSI는 83으로 전월과 동일했고, 생활형편전망CSI(85)는 전월 대비 3p 올랐다.
가계수입전망CSI(95)와 소비지출전망(108)은 전월보다 각 2p, 1p 상승했다. 현재경기판단CSI(51)과 향후경기전망CSI(62)도 지난달보다 각각 5p, 8p씩 올랐다.
이외 금리수준전망CSI(133)는 전월(151) 대비 18p 하락했다. 지난 7월 152를 기록한 후 8월 149로 소폭 감소했다가 11월 151을 기록한 뒤 4개월 만에 대폭 감소한 것이다.
황 팀장은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며 시장 금리도 오를 만큼 올라 정점에 도달했다는 인식 늘어나면서 이번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면서도 “워낙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 있었기 때문에 아직은 100을 훨씬 상회하는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주택가격전망CSI(62)는 전월 대비 1p 상승해 지난 4월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이다 8개월 만에 반등했다.
황 팀장은 “주택가격전망CSI는 워낙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반등에 큰 의미 부여가 힘들다”며 “거래도 굉장히 줄고 매매수급 지수를 봐도 지표 상 계속해 하락 폭이 확대되는 국면이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