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이 쿠팡을 둘러싼 이른바 ‘쿠팡 사태’에 대해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 기업에 대한 한국 정부의 규제가 차별적이라는 주장과 맞물리면서, 이번 사안이 한미 통상 관계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쿠팡 한국법인 임시대표를 맡고 있는 해럴드 로저스 쿠팡 최고행정책임자(CAO) 겸 법무총괄에게 소환장(subpoena)을 발부했다. 위원회는 로저스에게 증언 출석을 요구하는 동시에, 쿠팡과 한국 정부 간 모든 커뮤니케이션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는 이번 조사가 한국 정부 기관들의 쿠팡 제재가 미국 기업과 미국 시민의 적법 절차 권리를 침해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청문회는 현지시간으로 이달 23일 열릴 예정이다.
공화당 소속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과 스콧 피츠제럴드 규제개혁·반독점 소위원장은 로저스에게 보낸 서한에서 “공정거래위원회를 포함한 한국 정부 기관들이 미국 기술 기업을 상대로 차별적 집행을 강화해 왔다”며 “미국 시민에 대한 형사 기소 위협까지 등장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쿠팡에 대해 강력한 처벌과 대규모 벌금을 요구했고, 공정위가 영업정지를 권고한 점을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미국 기업과 시민을 외국 정부의 차별적 법 집행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입법을 검토하기 위해 조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법사위는 한국의 디지털 규제 법안이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처럼 미국 기업을 주된 규제 대상으로 삼는 반면, 한국 중소기업이나 중국 경쟁사는 상대적으로 자유롭다고 지적했다. 이는 최근 미한 무역 합의에서 “미국 기업이 디지털 서비스 분야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한다”고 명시한 내용과도 충돌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위원회는 쿠팡과 한국 정부 사이의 모든 규제 관련 소통 자료, 외국 법률과 행정 명령이 미국 기업에 미친 영향에 대한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로저스 대표에게 직접 출석해 한국 정부의 쿠팡 및 다른 미국 혁신 기업 ‘표적화’에 대해 증언할 것을 통보했다.
쿠팡은 즉각 입장을 내고 “소환장에서 요구된 문서 제출과 증인 증언을 포함해 미 하원 법사위원회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소환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대미 투자 관련 입법 지연을 문제 삼아 상호 관세 인상 가능성을 거론한 상황에서 이뤄졌다. 이에 따라 쿠팡 사태가 단순한 기업 조사에 그치지 않고, 한미 간 디지털 규제와 통상 문제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