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달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샹그릴라 대화(아시아안보회의)에서 미중 국방장관 회담이 무산된 것을 언급하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스웨덴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의 정기적이고 개방적인 소통 라인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중국과 경쟁하고 있지만 이것이 갈등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원한다”며 “가장 위험한 것은 중국과 소통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중국 전투기가 남중국해에서 미군 정찰기 앞을 막아서며 근접 비행한 사건을 거론하며 “중국 조종사가 미군 정찰기에 매우 매우 가깝게 접근하는 위험한 행동을 했다. 미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중국의) 이런 행동이 잇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 사건은 우리가 중국과 직접 중국과 소통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지난 30일 중국군 J-16 전투기가 지난 26일 남중국해 상공에서 비행하던 미군 RC-135 정찰기의 기수 앞으로 비행하면서 차단했다고 발표하며 그 영상까지 공개했다.
미군은 중국 전투기의 비행을 “불필요하게 공격적인 기동”이었다고 평가하면서 “미국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모든 곳에서 안전하고 책임감 있게 비행과 항해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군의 이번 발표는 오는 6월 2~4일 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리샹푸 중국 국방부장 간 회담을 열자는 미국 측 제안을 중국이 거절한 가운데 나왔다.
중국이 대화 제안을 거절한 데는 리 부장이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이라는 게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제재 해제를 요구했으나 백악관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미국과 중국 간 소통 라인 유지의 중요성을 이해하며 이에 관해 몇 달간 아주 명확히 해 왔다”며 “이는 양국이 해야 할 가장 책임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