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집단방위 조항인 5조에 준하는 수준의 안보 보장을 제안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가능성에 대해 “어느 때보다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15일 로이터통신과 AFP, 뉴스1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약 한 시간 전 유럽 정상들과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눴다”며 “논의의 상당 부분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돼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상황이 꽤 잘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종전은 여전히 어려운 문제”라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장시간 통화했으며, 독일·프랑스·영국·이탈리아·핀란드 등 유럽 주요국 정상들과도 잇따라 협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럽 정상들도 전쟁을 끝내길 강하게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종전 논의 이후 진행된 비공개 브리핑에서 “논의된 사안의 약 90%는 이미 합의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크라이나에 제안된 안보 보장은 감시, 충돌 방지, 군사적 억지력을 포함하는 ‘나토 5조에 유사한 구조’라고 밝혔다. 다만 우크라이나는 나토 회원국이 아니며, 보장의 구체적 범위와 지속 기간은 공개되지 않았다.
나토 조약 5조는 한 회원국에 대한 공격을 전체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집단방위 원칙이다. 미국 측은 “이 안보 패키지는 지금까지 제시된 것 중 가장 강력한 수준”이라며 “러시아가 이를 위반할 경우 즉각 대응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핵심 쟁점인 영토 문제는 여전히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왜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양보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그 영토는 이미 잃은 상태”라고 답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실무진은 영토 문제와 관련한 3쪽 분량의 초안을 마련해 추가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협의에 대해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으며,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역시 “진정한 평화 프로세스로 나아갈 기회를 얻었다”고 밝혔다. 유럽 주요국 정상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의 지원을 받는 ‘유럽 주도 다국적군’ 창설 필요성을 제기하고,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 추진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AFP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보장과 유럽 병력 배치 가능성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러시아군이 점령 중인 영토의 향방이 최대 난제로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