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호주가 안보협의체 ‘쿼드’ 구성원인 인도의 백신 외교를 지원할 방침이라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10일 보도했다.
신문은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 미국·일본·호주가 인도산 백신을 개발도상국에 공여하는 새로운 방편을 구축하려 한다고 전했다.
미국·일본·호주의 이런 움직임은 중국의 백신 외교를 견제하고, 인도의 쿼드 관여도를 높이려는 목적으로 풀이되고 있다.
◇중국 백신외교에 인도로 맞선다…12일 정상회의서 논의될 듯
인도는 전 세계 백신의 60%를 생산하는 백신 강국이다. 미국·일본·호주는 인도의 이런 백신 생산능력을 활용해 개도국에 대한 백신 원조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의 계획은 미국·일본·호주가 아시아나 아프리카 개도국에 저리 대출을 해 주고, 개도국이 그 자금으로 인도산 백신을 구입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실현될 전망이다.
대상국이나 대출 규모는 현재 4개국이 조정 작업을 하고 있으며, 일본은 일본국제협력기구(JICA)나 국제협력은행(JBIC)을 통한 대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12일 화상으로 열리는 쿼드 정상회의에서 4개국 정상이 관련 내용을 합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인도 백신 구매해 쿼드 관여도 높인다
미국·일본·호주의 이번 계획에는 쿼드에 대한 인도의 관여도를 높이려는 목적도 담겼다.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요미우리 인터뷰에서 “인도산 백신을 사용하는 건 인도를 미국·일본·호주의 측에 끌어들이려는 목적도 있다”고 발언했다.
인도는 건국 이후 줄곧 비동맹 중립주의를 표방하며 어느 한 진영에 속하는 것을 거부해왔고, 쿼드 참여에도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인도는 중국과의 국경 유혈충돌 등을 계기로 비동맹 노선에서 다소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고, 이 틈을 타 미국·일본·호주 또한 인도를 반중 노선에 끌어들이려는 설득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지난 9일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의 전화 회담에서 백신 공여 협력 계획에 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보인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인도 생산력 뒷받침 위한 금융협정도 체결 전망
인도의 백신 생산력 확대를 위한 금융협정도 체결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은 미 행정부 고위 관료를 인용, 쿼드 정상회담에서 인도의 백신 제조능력 확대를 지원하기 위한 4개국 간의 금융협정이 발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관리는 “이번 금융협정은 미국과 일본 등 여러 국가 간에 체결될 예정이며, 특히 인도 내에서 노바백스와 존슨앤드존슨(J&J) 백신을 제조하는 회사와 기관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인도에서 추가로 생산되는 백신 용량 가운데 일부는 동남아시아 국가에 지원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