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년 전 베토벤이 음악계에 새로움을 제시했듯 뮤지컬 ‘베토벤’도 창작 뮤지컬의 패러다임을 바꾸게 될 것입니다.”
내년 1월 뮤지컬 ‘베토벤’을 세계 초연하는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이하 EMK) 엄홍현 대표는 15일 서울 강남구 EMK 연습실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전 세계가 한국의 뮤지컬 수준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엘리자벳’, ‘모차르트!’, ‘레베카’ 등의 극작가 미하엘 쿤체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가 의기투합해 만든 뮤지컬 ‘베토벤’은 천재 음악가 베토벤의 음악가적 면모와 함께 한 시대를 풍미한 한 인간이 내면의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중점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엄 대표는 뮤지컬 ‘베토벤’을 기점으로 세계 무대 공략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작품은 EMK가 ‘마타하리’, ‘웃는 남자’ ‘엑스칼리버’ ‘프리다’에 이어 5번째로 선보이는 오리지널(창작) 뮤지컬이다.
다수의 해외 창작진이 포진했지만 저작권은 EMK가 갖는다. 쿤체와 르베이가 이 작품을 기획할 당시 7개 나라의 제작사들이 참여 의사를 밝혔으나 원작자들은 EMK의 손을 잡았다.
엄 대표는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와 존경할 만한 인물을 그려 해외로 진출하기에 충분한 작품”이라고 힘줘 말했다.
무대와 세트 구성 등도 해외 진출을 고려해 제작했다. 엄 대표는 “K-팝과 드라마에 이어 이제는 뮤지컬이 유명해질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독일에서 뮤지컬 ‘레미제라블’,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등을 연출한 길버트 메머트가 작품 연출을 맡았다. 메머트는 “베토벤의 음악 원곡을 그대로 활용하는 게 특징”이라며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관객, 대중음악을 좋아하는 관객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른트 스타익스너 음악 슈퍼바이저는 “베토벤의 음악을 뮤지컬 어법으로 바꾸는 게 큰 도전이었지만, 르베이의 손길을 거치면서 이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비창’ ‘월광’ ‘엘리제를 위하여’ 등 익숙한 베토벤의 명곡들에는 한국어 가사가 붙었다. 김문정 음악감독은 “음악이 어색하지 않게 수정과 보완을 거치고 있는데 연습 과정에서 ‘역시 사람의 목소리보다 좋은 악기는 없다’는 점을 느낀다”며 “베토벤의 음악을 한국 배우의 목소리로 표현할 수 있게 되면서 작품에 대한 기대감과 확신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뮤지컬 ‘베토벤’은 내달 12일부터 3월2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