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오전 방미 첫 일정으로 한국전 참전 전사자 다수가 안장돼 있는 ‘미국의 성지’인 알링턴 국립묘지를 방문하고, 헌화했다.
문 대통령이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혈맹의 상징인 알링턴 국립묘지를 방문한 것은 굳건한 한미 동맹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워싱턴 관구사령관의 안내에 따라 ‘하나님만 아시는 무명용사들’을 기리는 무명용사의 묘를 찾아 참배하고, 낯선 땅에서 자유와 평화를 위해 헌신한 모든 군인들의 희생에 경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 도착 전 현장에는 미 해병대와 해군, 해안경비대 등으로 구성된 의장대 120명이 무명용사 묘 앞에 도열해 있었고,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이라는 리본이 걸린 화환이 묘 앞에 배치됐다. 예포 총 21발이 발사된 직후 문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도착했고, 로버츠 의전장이 문 대통령을 영접했다.
문 대통령은 태극기에 대한 경례를 마친 뒤 관구사령관의 안내에 따라 미국 각주 및 속령의 깃발을 지나 무명용사의 묘 최하단 계단 앞까지 도보로 이동했다. 이 자리엔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이수혁 주미국대사 등이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이 무명용사의 묘 최하단 계단에 도착해 정위치를 하자, 의장대의 구령 ‘Present Arms’에 따라 다시 태극기에 대한 경례를 했고, 뒤이어 군악대가 애국가를 연주한 뒤 미국 국가가 연주됐다.
문 대통령은 의장대의 구령 ‘Order arms’에 따라 바로 자세를 한 후 존스 관구사령관과 함께 무명용사의 묘 최상단 계단으로 이동했다. 문 대통령 한걸음 정도 앞으로 나와 화환에 손을 얹고 잠시 묵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진혼곡이 연주되는 동안 경례를 했고, 진혼곡 연주가 끝나자 자세를 바로 했다.
문 대통령은 무명용사의 묘 오른쪽으로 돌아 국립묘지 기념관 전시실 계단 앞으로 이동해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마쳤다.
무명용사의 묘(Tomb of the Unknown Soldier)에는 1·2차 세계대전, 한국전, 베트남전에서 전사한 무명용사들이 안치돼 있다. 비문은 ‘하나님만 아시는 무명용사들이 영예롭게 여기에 잠들다(Here Rests in Honored Glory, An American Soldier Known But to God)’라고 적혀 있다.
이후 문 대통령은 국립묘지 기념관 전시실로 이동, 무명용사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는 기념패를 기증했다. 기념패에는 “무명용사와 그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며(In Memory of the Unknown Soldiers and their Noble Sacrifices)”라는 문구를 새겼다.
문 대통령은 헌화 행사에 참석한 미측 인사들을 만나, 한국전쟁 당시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싸운 미군들에 대해 재차 경의를 표한다고 밝힌 뒤 이렇게 피로 맺어지고 오랜 세월에 걸쳐 다져진 한미동맹을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더욱 강력하고 포괄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