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악당 연기를 보여줬던 배우들이 무당으로 변신해 엉뚱한 굿판을 벌인다. 배우 박성웅, 양현민, 류경수가 무당과 굿이라는 특별한 소재를 다룬 엉뚱한 활극 ‘대무가’로 뭉쳤다.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영화 ‘대무가'(감독 이한종)의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대무가’는 용하다 소문난 전설의 대무가 비트로 뭉친 신(神)빨 떨어진 세 명의 무당들이 각자 일생일대의 한탕을 위해 프리스타일 굿판 대결을 펼치게 되면서 벌어지는 활극을 담은 영화다.
박성웅이 한때는 이름을 날렸지만 교도소에 다녀온 후 신빨을 잃고 술빨로 버티고 있는 마성의 무당 마성준을 연기했다. 양현민이 주특기인 고민상담으로 밤거리의 에이스로 활약했지만 현재는 역술계를 평정한 무당학원 에이스 청담도령을, 류경수가 극심한 취업난 끝에 무당을 꿈꾸게 된 취준생 신남을 연기했다. 또한 서지유가 죽은 아버지의 혼을 부르기 위해 무당 신남에게 굿판을 의뢰하는 정윤희를, 정경호가 50억원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악행을 저지르는 7구역 두목 손익수를 연기했다.
대무가는 애초 43분짜리 단편 영화로 제작됐던 작품. 김한종 감독은 단편 영화를 찍을 당시부터 우리 문화 한 부분을 차지하는 서브 컬처인 굿을 초현실적인 주제를 스타일리시하게 다뤄보고 싶었다며 영화의 시작점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단편 영화 완성 전에 주변에 물었다, 장편으로 만들고 싶다고, 리부트냐고 주변인들이 물었다, 이 작업을 하면서 이 배우, 이 스태프와 우리는 잘 될 것 같다, 우리는 블루 오션이다 하는 얘기를 했었다”고 밝혔다.
이번 영화를 위해 무당을 연기한 박성웅과 양현민, 류경수는 3개월간 굿을 연습했다. 특히 영화의 백미라 할 수 있는 굿판 장면은 3회차에 모두 끝냈다. 이 감독은 “영화 하면서 배우들이 3개월 연습했다, 후반부에 해당하는 굿판 시작부터 엔딩까지 3회차 촬영에 끝내야 했다, 3개월간 연습하고 3일간 문제 없이 촬영을 끝낼 수 있었던 것은 여기 계신 배우들과 애써준 스태프들 덕분이다”라고 인사했다.
박성웅은 “단편 영화를 보고 나서 대본이 들어왔고, 그래서 단편 영화 찍어놓은 게 있으니 보고 결정하자고 했는데 짧은 시간을 보고 감독님이라면 신뢰감을 갖고 같이 작업할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어 같이 하게 됐다”며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어 “감독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실제 무당 분들에게 (코치를)받았지만, 굿판 배틀은 공연하는 안무가 선생님이 짜주셔서 지하 연습장에서 3개월 연습했다, 완전히 몸에 밴 상태에서 3일간 촬영했는데 체력적인 것 말고 무리가 없었다”고 굿판 연습 비하인드를알렸다.
양현민과 류경수는 단편에서부터 이미 ‘대무가’의 주연을 맡았던 이들이다. 양현민은 “예전에 같이 영화 작업을 한 연출부 동생이 감독님을 소개해줬다, 6~7년 전인데 ‘대무가’를 하려고 소개받은 게 아니라 다른 영화를 하려고 소개를 받았다, 그 영화가 감독님 계획으로 미뤄졌고, 다른 영화가 ‘대무가’였다”고 말했다.
이어 “단편 영화 때는 류경수가 극을 전반적으로 이끌어가는 역이었고 나는 몇 회차 없지만 청담도령을 하고 싶어서 (출연을)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선택헀고 그래서 장편까지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류경수는 “감독님과 영화제서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다가 대학 졸업할 때 (감독님이)졸업 공연을 보러 오셨다, 사실 나는 그 작품을 선택했다기 보다 그 당시는 일이 없으니 감사했다,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좋았고 (극 중 취준생인 배역)신남과 비슷한 상태였다, 재밌게 찍고 장편으로 찍으면서 자연스럽게 했던 것 같고 연습 과정은 몸으로 계속 연습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극중 빌런으로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주는 정경호는 다른 일정으로 간담회 일정에는 불참했다. 박성웅은 “정경호가 촬영 때문에 못 왔는데 대답을 대신 해달라고 해서 정경호는 나 때문에 이 영화를 하게 됐다”며 “내가 촬영하면서 ‘빌런이 하나 있는데 누구한테 줘야할지 모르겠다’고 했더니 정경호가 ‘형 제가 한 번 보면 안 돼요?’ 하더니 영화를 보고 바로 감독님을 만나봬야 겠다면서 미팅하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누가 봐도 이 세 명(박성웅 양현민 류경수)이 악당이다, 정경호는 순딩순딩한 이미지인데 바뀐 거다, 우리가 무당이고 정경호가 악당이다”라며 반전 캐스팅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양현민 역시 박성웅처럼 반전 캐스팅에 대해 “그간 악역을 많이 했는데 ‘대무가’에서 정의로운 신남이를 구출해내는 멋지다면 멋진 역할을 하게 됐는데 그게 잘 표현이 됐는지는 보시는 분들이 판단하시겠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했다”며 “맨날 죽이고 때리고 찌르고만 하다가 누굴 구하는 역할이 감개무량, 나도 이런 역을 맡을 수 있구나 감사드린다”고 인사해 눈길을 끌었다.
배우들은 서로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드러내며 ‘케미’를 예고했다. 이 감독은 “양현민과 류경수 배우는 ‘대무가’ 단편 촬영을 같이 했기 때문에 박성웅 배우가 캐스팅 된 후 첫 연습 때 이런 얘기를 했었다”며 “박성웅 배우님이 양현민 배우, 류경수 배우에게 너희는 먼저 시작하고 이미 연습 도중이지만, 나는 너희에게 지고 싶은 생각이 없다는 얘기를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정말 열심히 연습하시고 촬영이 없는 중간에도 따라 나와서 연습했다, 양현민도 류경수도 촬영이 없어도 끊임없이 연습하면서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하더라, 큰 형님의 리더십이 있었다, 그런 부분이 되게 저희 촬영 준비하는데서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박성웅은 “두 배우는 단편을 같이 작업했지만 나는 장편에서 투입됐다, 이 작품에 누가 되면 안 되겠다 해서 춤도 그렇고 다른 것들도 미리 연습했다, 막 들어가서 막 해야하니까 이 친구들과 동등하게 가야한다는 생각에 열심히 했는데 현장에서는 웃음꽃이 피었다”고 회상했다.
세 사람은 애드리브를 함께 설정하는 등 웃음면서 계속 촬영을 이어갔다고. 박성웅은 “두 달간 촬영하면서 친해지다 보니 제가 크랭크업때 마지막 촬영 때 류경수와 양현민을 꼭 끌어안아줬다, 합이 아주 좋았다”고 말했다.
양현민은 “박성웅 선배님은 작은 역할은 없지만 내가 단역을 할 때도 작업 때가 많았는데 그때도 선배님과 술자리가 있을 때 항상 나를 챙겨주셨다, 그때 선배님이 ‘우리가 언젠가 만날 거다’ 했는데 정말 만났다”면서 “선배님이 먼저 내가 그 작품 한다고 말씀하셨을 때 꿈 같은 기분이었다, 하는 내내 여러 의미로 뜻깊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류경수에 대해서 “이 작품 때문에 만난 친구다, 그때 학교 졸업 전이었다, 연습을 하면서 대학을 졸업했다, 그래서 졸업 선물도 줬다, 이 친구의 졸업 후 첫 작품 같이 해서 좋고 뜻깊었다”고 밝혔다.
류경수는 “(양)현민이 형 먼저 만났는데 처음에 살짝 후회됐다, 너무 무서워서”라고 말해 웃음을 줬다. 그는 “아무 말도 못하고 ‘하하’ 이러고만 있다가 현민이 형이 그걸 눈치채고 되게 마음을 열게 하려고 많이 노력하셨다”며 “유머도 많이 해주시고 현민이 형이 재밌는 형이라는 것을 연습하면서 재밌고 좋은 사람이구나를 알게 돼서 지금도 친하게 지낸다”고 밝혔다.
또한 박성웅에 대해서는 “워낙 유명하시기도 하고 작품을 많이 하신 대선배라 긴장 많이 됐는데 내가 어떤 연기를 하든 ‘이렇게 해야한다’ ‘저렇게 해야한다’가 없었다, 자유롭게 네가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하셨다, 편한 분위기에서 하는 상대방과의 호흡이 더 재밌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한종 감독은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한 정경호에 대해서도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정경호 배우는 개인적으로 판단할 때 정말 좋은 사람이고 멋진 사람이다, 이번에 연기 변신을 보여줬는데 본인도 어떻게 관객들에게 보여질지 궁금해 하는 부분들이 있다”며 “세 명의 무당의 이야기인데 본인이 함께 참여해서 밸런스를 깨트리지 않을까 하는 착한 마음을 가지고 있더다, 정경호 배우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한다”고 인사했다.
박성웅은 이 영화를 “종합선물세트 같은 영화”라고 표현했다. 그는 “무슨 영화인지 한 마디로 못 한다, 과자도 있고 사탕도 있고 목 막히면 음료수도 있고, 그런 장르 영화가 나온 것 같아서 되게 기쁘고 감독님 말씀대로 우리에게 뜻 깊은 작품이다, 가족처럼 찍었다”면서 “인터뷰 때 ‘대무가’에서 ‘가’자가 노래 가가 아니라 집 가 같다고 얘기했는데 오늘도 봤는데 괜찮은 작품이 나온 것 같아서 홍보 많이 해주시고 많은 관객들이 나와서 영화 봐주셨으면 좋겠다, 감사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대무가’는 오는 10월12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