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의 전두환 전 대통령을 두둔 발언을 놓고 19일 여야가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이제 전 전 대통령까지 찬양하는 윤 후보, 수준 낮은 역사 인식과 반복되는 참담한 발언에 국민은 지쳐간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명백한 망발로 당장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밝혔다.
앞서 윤 후보는 이날 오전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갑 당원협의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전두환 대통령이 쿠데타와 5·18만 빼면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는 분들도 있다. 호남분들도 그런 이야기를 하는 분이 꽤 있다”고 말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대변인은 “전 전 대통령은 철권통치로 인권을 탄압하고 민주화를 짓밟는 정치로 기세를 떨쳤다”며 전두환 정권 당시 삼청교육대 창설과 임기 7년 동안 1만명 시국사범의 구속, 학림사건, 부림사건,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를 알고도 윤 후보는 전 전 대통령이 잘했다고 평가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백번 양보하더라도 호남까지 운운한 것은 용납될 수 없다. 아직도 상처가 아물지 않은 5·18 피해자와 그 가족에 해서는 안 될 말”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홍준표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후보의 후안무치 국감과 윤석열 후보의 오늘도 ‘아무 말 대잔치’를 보면서 외신이 한국대선을 ‘오징어 게임’ 같다고 조롱하는 것을 이해할만 하다”며”이런 사람들과 국가 대사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고 창피하다”고 적었다.
홍 후보가 언급한 윤 후보의 실언은 전 전 대통령 관련 발언과 “선거 4연패 주역들이 당의 터줏대감 역할을 하기보다 새로운 피인 제가 당을 바꿀 것”, “선진국에선 5선 의원 하다가 한 번 쉬고 다시 오면 초선” 3가지라고 홍 후보 캠프는 전했다.
홍 후보 캠프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윤 후보가 광주 가서 무릎 꿇고 비석 닦는 퍼포먼스는 왜 한 건지 의문”이라며 “윤 후보의 경솔한 언행으로 지난 십수년간 우리 당이 호남 가서 했던 노력의 진정성이 의심받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유승민 후보 캠프 권성주 대변인은 논평에서 윤 후보를 향해 “입만 벌리면 망언을 뱉는 ‘벌망’ 후보”라며 “자신의 실력 부족을 덮기 위해서든 당 후보가 되기 위한 극단적 우클릭이든 ‘호남분들’까지 들먹이며 전두환 독재정권을 옹호한 건 절대 용납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원희룡 후보도 “윤 후보의 인식은 공정과 정의를 위협했을 뿐만 아니라 헌법정신을 망각한 것”이라며 실언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원 후보는 “전두환 대통령은 불법적 폭력을 일으켰으며 심각한 부패의 장본인”이라며 “수천억원의 정치자금을 기업인들로부터 강탈했고, 이것이 들통났는데도 본인 노후자금과 자식 상속자금으로 써놓고 국민에게 오리발 내민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 때 당원 투표 비율이 높은 데다 (윤 후보가 이날 방문한) 부산 당원 비율이 높다”며 “윤 후보의 당원에 호소하기 위한 노이즈 마케팅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다음 달 5일 당원 투표 50%와 일반인 여론조사 50%를 합산해 최종 1인을 선출한다.
한편 윤 후보는 이날 오후 경남 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전 전 대통령 발언 논란에 대해 “제가 한 얘기 앞뒤를 다 뺀 것”이라며 “전 전 대통령이 7년간 집권하면서 잘못한 게 많다. 그러나 다 잘못한 건 아니지 않나”라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