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의 거장 롭 라이너 감독 부부 피살 사건을 둘러싸고, 이들이 생전 20년 가까이 마약 중독에 시달린 아들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돌봐왔던 사실이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라이너 감독과 아내 미셸은 아들 **닉 라이너(32)**가 약물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수차례 재활 치료를 지원하고, 최근까지도 자택 부지 내 게스트하우스에 머물게 하며 직접 돌봤다.
닉은 10대 초반부터 약물 문제를 겪었고, 재활센터 입·퇴원을 반복하며 노숙 생활까지 경험했다. 라이너 부부는 10차례가 넘는 재활 치료 기간 동안 경제적·정서적 지원을 끊지 않았다.
각본가 더스틴 랜스 블랙은 “라이너 부부는 아들의 삶을 통제하지 않으면서도, 곁에서 도울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려 했다”고 전했다.
라이너 감독은 아들의 중독 문제를 공개적으로 숨기지 않았다. 그는 2016년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좌우명이
“닉이 최소한 25살까지 살아있게만 하자”
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2015년에는 아들의 중독과 정신 질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영화 **‘찰리(Being Charlie)’**의 연출을 직접 맡으며 회복을 돕고자 했다.
주변인들에 따르면 닉의 상태는 최근 몇 년간 다소 안정된 듯 보였다. 영화 촬영감독 배리 마코위치는 “불과 3주 전까지만 해도 닉은 비교적 잘 지내는 것처럼 보였고, 가족은 사랑이 넘쳤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사건 전날인 13일 밤, 라이너 부부와 함께 참석한 유명 코미디언 코넌 오브라이언의 자택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닉은 이상 행동을 보였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닉은 상황과 맞지 않는 질문을 반복하며 소란을 일으켰고, 결국 자리를 떠나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후 부모와 격한 언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고,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라이너 감독과 함께 캐슬록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던 앨런 혼은
“부부는 아들의 중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시도했지만, 더 이상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괴로워했다”고 말했다.
닉 라이너는 14일, 로스앤젤레스 브렌트우드에 위치한 자택에서 부친 **롭 라이너(78)**와 모친 **미셸(70)**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체포돼 구속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