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를 품에 안으면서 신성장동력로 점찍은 ‘로봇 사업’에 가속도가 붙게 됐다. 미국과 중국이 선도하고 있는 휴머노이드 기술 패권 경쟁에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5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날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주식 20.29%를 취득해 총지분 35%를 보유한 최대 주주가 되는 기업결합 신고를 승인했다. 지난 1월 신고 후 두 달여 만에 신속 심사가 이뤄졌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내 최초 이족 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를 개발한 카이스트 연구진이 설립한 로봇 전문기업이다. 공정위는 시장 경쟁제한 및 공급 중단 및 가격 인상 유인 등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기업결합 신고를 받아들였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로 인공지능(AI)·소프트웨어 기술과 결합한 휴머노이드 연구개발(R&D)에 시너지를 얻게 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집사 로봇 ‘볼리’를 시작으로 로봇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최종 목표는 미래 지능형 로봇 기술의 총집약체인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레인보우로보틱스 최대주주에 올라선 데 이어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5에서 5년간 개발한 집사 로봇 ‘볼리’ 상반기 출시 계획을 알리며 로봇 사업에 도전장을 냈다.
다만 휴머노이드 개발에서 한국은 아직 후발주자군이다. 휴머노이드 연구는 테슬라·애플·엔비디아·메타·구글 등 미국 빅테크와 중국 기업들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최근 생성형 AI의 다음 지평으로 ‘피지컬 AI’가 부상하고 있다.
이미 메타는 자체 AI 모델 라마(Llama)를 기반으로 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위해 리얼리티랩스 부문에 전담 부서를 꾸렸고, 애플은 휴머노이드보다 인간 감정을 보여주는 램프 형태의 B2C 로봇 개발에 착수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CES 2025에서 로봇 개발 플랫폼을 공식화했고, 테슬라는 2021년 휴머노이드 개발에 나선 이후 현재는 옵티머스 젠(Gen) 3 모델을 개발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한종희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부문장(부회장) 직속으로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 레인보우로보틱스 창업자인 오준호 카이스트 명예교수를 단장으로 임명했다. 향후 2~3년 이내에 글로벌 톱티어(최정상) 수준의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오 단장은 지난달 28일 ‘K휴머노이드 로봇의 현재와 미래’ 콘퍼런스에서 강연에서 “우리나라가 시작은 늦었지만, 상당한 기술을 갖고 있다. 미국과 중국산 로봇들과 같거나 그 이상의 반열에서 역할을 할 날이 올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