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반구 고위도 지역에서나 볼 수 있는 북극광(오로라 보레알리스)이 11일 밤 앨라배마 전역의 하늘을 밝히며 주민들에게 뜻밖의 ‘하늘 쇼’를 선사했다. 원래 북극광은 캐나다나 미국 북부 10여 개 주에서만 관측되는 자연현상이지만, 이번에는 강력한 지자기 폭풍의 영향으로 앨라배마 남부 해안, 즉 멕시코만(Gulf Coast) 인근까지 남하했다.
11일은 마침 재향군인의 날(Veterans Day)로, 주민들은 “하늘이 선물한 경이로운 빛의 쇼”라고 표현했다.
앨라배마 곳곳에서는 육안으로도 희미한 붉은·보라빛 기둥이 관측됐고, 휴대전화 카메라로는 더 뚜렷한 색의 오로라가 촬영됐다. 현지 주민들은 이를 두고 “Aurora Bora Bama(오로라 보라 바마)”라는 표현을 쓰며 SNS에 인증 사진을 잇따라 올렸다.
기상 전문가들은 13~14일(수·목) 밤에도 오로라가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11일 아침 기록적인 한파와 함께 시작된 하루가, 저녁에는 기록적인 오로라 쇼로 마무리된 셈이다.
이번 현상은 태양에서 발생한 강한 자기 폭풍이 지구 대기권 상층과 상호작용하며 발생한다. 앨라배마에서 오로라가 관측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데, 지난해 2024년 5월에도 예측을 넘어선 오로라가 처음으로 확인된 바 있다. 당시에는 북부 지역에서만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실제로는 앨라배마 남부 볼드윈 카운티까지 관측이 이어졌다.
다만 2024년의 빛 기둥 현상은 실제 오로라가 아니라 ‘라이트 필러(light pillars)’라는 유사 현상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오로라가 인체나 동물, 건물에 직접적인 위험을 주지는 않으나, 드물게 전력망이나 GPS에 미세한 간섭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1일 현재까지는 전자기기 장애 보고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촬영을 원하는 주민을 위해 사진 전문가 지미 레이놀즈(Jimmy Reynolds Jr.)는 다음과 같은 팁을 전했다.
● 석양 방향 또는 그 오른쪽(북쪽)을 향해 시야 확보
● 휴대전화 카메라 ‘야간 모드’ 설정 후 최대한 안정적으로 고정
● 촬영 시 1:1 비율 권장(초광각은 빛을 적게 받음)
● 나무나 건물 등을 함께 넣어 규모감 확보
● 육안으로 안 보여도 촬영부터 시도해볼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