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간으로 28일 기준 미국의 독립기념일(7월4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북한이 대미메시지를 발신하거나 수위를 조절한 무력시위를 감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은 과거부터 미국의 독립기념일을 전후해 담화 또는 도발 형식으로 존재감을 과시해 왔다.
지난해 7월4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담화를 통해 북미 대화 재점화 가능성을 일축하며 ‘대화 거부’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바 있다. 당시 미국 내에서 북미 정상간 만남 가능성이 제기된 이른바 ’10월의 서프라이즈’를 비난하면서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도 지난해 7월10일 담화를 발표하며 3차 북미정상회담은 없을 것이라며 느닷없이 ‘독립기념일 행사를 녹화한 DVD를 소장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이를 두고 북미관계 경색 국면 속에서도 북미 정상간 친분은 유효함을 대외적으로 과시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북한은 과거부터 무력시위 카드도 꺼내들었다. 북측은 지난해 7월4일 대함 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군은 당시 “북한의 통상적인 하계 훈련 일환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북한은 또한 지난 2017년 7월4일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을 쏘아 올렸다. 이에 앞서 2009년 7월4일에는 단거리 미사일 7발을, 2006년 7월5일에는 ICBM 급인 ‘대포동 2호’ 등 미사일 6발을 발사한 바 있다.
북한은 지난 22일과 23일 김 부부장과 리선권 외무상의 담화를 잇달아 발표하며 북미 접촉과 대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조건 없는 대화’ ‘외교를 통한 해결’을 강조하며 북한의 호응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단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견인하기 위한 미국의 ‘전향적인 선제 조치’는 없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지난 19~23일 방한한 성 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조건 없는 대화’를 언급한 것도 ‘강대강 선대선’ ‘선 대북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하는 북한에 조건 없이 만나자고 역으로 제안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향후 북미 교착 국면이 더욱 길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북한 입장에서도 북미 협상력을 제고하기 위한 사전포석 등의 목적으로 독립기념일을 전후해 존재감을 과시하려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과거부터 상징성 있는 날에 미국한테 메시지를 발신해 왔다”며 “이 때문에 올해 독립기념일도 주목하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대미 비난 성명, 무력시위) 모든 가능성이 다 열려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비난 성명이 아닌 무력시위일 경우) 미국을 자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과 ‘북한판 에이태킴스’ KN-24를 발사할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