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당시 공공부문 실무 책임자였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구속하고 관련자 조사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핵심인물 남욱 변호사의 신병확보도 빠르게 이뤄질지 관심이 모인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남 변호사의 신병확보를 위해 여권 무효화와 범죄인 인도청구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 변호사는 검찰에 녹취록을 제출한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소유주), 유 전 본부장과 함께 대장동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힌다. 정 회계사와 유 전 본부장과는 달리 의혹이 불거진 직후 미국으로 출국해 아직 조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대장동 의혹사건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핵심인물의 하나인 정영학 회계사로부터 녹취록을 제공받은 뒤 동시다발적인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후 유씨를 체포해 구속했고 현재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들과 화천대유 천화동인 관계자들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화천대유의 대주주 김만배씨 소환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남 변호사에 대해선 조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검찰은 현재 법무부에 남 변호사의 입국 시 통보를 요청한 상태다.
수사팀은 남 변호사의 신병확보를 위해 범죄인 인도청구나 인터폴 적색수배 등 법적조치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러한 방법은 대부분 시간이 오래걸리거나 실질적인 효과가 없다는 문제가 있다.
이를테면 이혁진 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의 경우 지난해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가 벌어지면서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범죄인 인도청구를 했지만 1년 넘게 감감무소식이다.
여권 무효화나 인터폴 적색수도 비슷한 실정이다. 체포영장이 발부된 배우 윤지오씨의 경우 인터볼을 통한 적색수배가 내려지고 여권 무효화 조치도 이뤄졌지만 아직 귀국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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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판교 대장동 아파트단지 주변에 위치한 부동산중개업소의 모습. 2021.10.6/뉴스1 © News1 |
소재가 파악되거나 체포가 됐다고 해도 실제 국내 송환까지 걸리는 시간은 짧지 않다.
이태원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된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은 2011년 미국에서 체포돼 범죄인 인도재판에 회부돼 법원이 허가 결정을 내렸지만, 불복해 인신보호청원을 제기했다. 이후 항소심에서도 청원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재심 신청도 기각된 이후 2015년에야 국내로 송환됐다.
세월호 실소유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차남 유혁기씨는 6년여간 해외에 머무르다 지난해 7월에야 체포됐지만, 아직까지 국내 송환은 되지 않고 있다. 그 역시 수사 초기부터 인터폴 적색수배와 범죄인 인도청구가 이뤄진 바 있다.
이에 법조계에선 자진 귀국이 아닌 이상 당장 남 변호사의 신병확보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범죄인 인도청구 등 법적 조치와 함께 남 변호사의 주변 인물들을 통해 이미 설득작업을 진행 중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신병확보 관련 사항은 수사보안 사항”이라며 “수사팀에서 다각도로 노력중”이라고만 말했다.
화천대유의 관계사인 천화동인 4호의 실소유주인 남 변호사는 대장동 사업을 통해 배당금 약 1000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이후 9월 중순 미국으로 출국해 현재는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그는 가족들과 함께 지난 2019년부터 미국에 있다가 대장동 관련 수익 분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올해 한국에 잠시 귀국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대장동 의혹이 이슈화 되자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자택과 고급 외제차량을 급하게 처분하고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