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대장동 특혜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검찰 수사에도 탄력이 붙은 가운데 검찰의 다음 소환 대상에 관심이 주목된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지난 1, 2일 이틀간 유씨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았다. 유씨의 구속영장에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뇌물 혐의가 적시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유씨가 화천대유의 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5억원, 2013년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자 정모씨로부터 3억원 등 총 8억원을 받았다고 보고있다.
아울러 유씨가 재직 당시 대장동 사업의 수익배분 구조를 설계하면서 화천대유에 이익을 몰아줬다고 보고 업무상 배임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천대유의 대주주 김씨와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자로부터 수억원의 돈을 받은 혐의에 대해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한 만큼 수사팀으로서는 우선 김씨 등을 불러 뇌물수수 관련 혐의에 대해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씨는 지난달 경찰에 출석해 한 차례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당시 김씨는 “정치권 게이트가 아니다”라며 “앞으로도 필요한 수사에 적극 협조해 의혹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미국에 체류 중인 남 변호사의 신병 확보를 위해 법무부에 입국 시 통보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이자 지분 1.74%를 가진 남씨는 대장동 사업으로 배당금 약 1000억원을 얻은 인물이다.
유 전 본부장에게는 또 다른 핵심인물인 남욱 변호사의 후배 정민용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유원홀딩스 경영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유원홀딩스는 대장동 개발수익이 흘러간 곳으로 의심받는다.
다만 검찰은 최근 남 변호사의 후배이자 대장동 개발수익이 흘러들어간 곳으로 의심받고 있는 유원홀딩스의 대표인 정민용 변호사를 불러 조사를 벌였다.
정 변호사는 유씨가 대장동 개발사업을 진두지휘할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 투자사업팀장으로 유씨와 함께 근무했다. 그가 대표로 있는 유원홀딩스도 유동규씨의 성을 따서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정 변호사 외에도 대장동 사업 당시 재직한 성남시 고위관계자 등 유씨 윗선에 대한 조사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성남시의 100% 출자로 설립된 만큼, 유씨가 대장동 사업의 설계를 최종 결정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야권에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만큼 이 지사까지 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검찰이 최종적으로 이 지사를 불러 소환할지도 주목된다.
아들의 50억원 퇴직금 논란이 제기된 곽상도 의원도 검찰 소환 리스트에 오를지 관심이 보인다.
수사팀은 최근 곽 의원 아들 병채씨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병채씨는 참고인으로, 곽 의원은 뇌물수수 혐의의 피의자로 적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에선 병채씨가 받은 50억원이 박근혜 정부와 국민의힘이 성남시 공공개발을 저지해 준 대가로 받은 뇌물의 일부라 주장한다. 박근혜 정부 초기 청와대 민정수석을 했던 곽 의원이 모종의 역할을 한 것이라 판단하고 건넨 뇌물이란 취지다.
다만 검찰은 아직 곽 의원의 자택이나 사무실을 대상으로는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이 병채씨를 먼저 조사한 뒤 곽 의원을 상대로 강제수사에 착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