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인사이트’에서 배우 윤여정의 연기 인생을 담은 ‘다큐멘터리 윤여정’을 공개했다.
29일 오후 10시에 방송된 KBS 1TV ‘다큐 인사이트’에서는 한국 배우 최초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자 윤여정의 55년 연기 인생을 되돌아보는 ‘다큐멘터리 윤여정’이 공개됐다.
윤여정과 함께 영화 ‘미나리’에서 열연을 펼친 배우 한예리는 윤여정의 수상에 대해 “이미 놀랍고, 훌륭한 배우였다. 그들이 안타까운 거죠. 이제 알아서”라고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한예리는 “보통의, 누구나 연기할 수 있는 할머니, 여성이 아닌 본인만의 유니크한 것들을 항상 보여줬다”라며 그런 윤여정만의 독특한 연기를 외신 기자들과 해외 관객들이 높이 평가해 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예리는 “아직도 젊다. 처음 연기했을 때의 윤여정이라는 사람이 있다. 반짝반짝 빛나는 부분을 잃지 않았다. 나도 그럴 수 있을까”라고 동경했다.
배우 김고은은 윤여정이 지금 같은 결과를 예상하고 ‘미나리’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윤여정이 어떤 두려움 없이 직진하고, 용감하게 선택한 영화들을 보며 영감을 얻는다고 고백했다.
배우 강부자, 김영옥, 이순재, 박근형에게 윤여정은 통통 튀고 밝은 신인배우였다. 그러나 당시 미녀 배우들이 대세였던 시대, 윤여정은 단역과 조연을 이어가다 드라마 ‘장희빈’, 영화 ‘화녀’를 통해 개성 넘치는 연기를 선보이며 저력을 과시, 대세의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윤여정은 1973년, 결혼 후 미국으로 떠나고 위기를 맞았다. 이혼 후, 다시 연기를 시작한 윤여정은 가족을 책임지기 위해 역할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연기했다고. 이후 윤여정은 지적인 역할, 직장 여성으로 주관이 뚜렷한 역할을 연기하며 ‘비호감’이라는 꼬리표를 달기도 했다.
노희경 작가는 자식 결혼을 반대하는 드라마 속 전형적인 어머니 역할을 맡기도 했던 윤여정이 자신의 이념과 다른 이야기를 연기하고 힘들었던 걸 느끼며 “환갑이 되면 애들 다 키워놓고 들어갈 돈이 없을 때, 돈 생각 안 하고, 하고 싶은 역할, 공감되는 역할 해도 되지 않아?”라고 입버릇처럼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이후 윤여정은 2003년 영화 ‘바람난 가족’으로 새로운 변신을 꾀했다. 제작사 대표 심재명은 ‘바람난 가족’ 상영 이후 악플을 받기도 했다고. 심재명은 “선택한 이유를 진지하고 심각하게 표현하지 않고 ‘까짓것 해보지 뭐’라고 하더라.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시도, 어려운 역할에 용기를 내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윤여정은 젊고, 실험적이고,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영화인과 인연을 이어가며 두려움 없이 사람과 작품을 선택한다고.
한예리는 윤여정과의 ‘미나리’ 촬영 당시를 회상하며 “선생님께서는 두려움 없이 끊임없이 도전한다”고 말했다. 한예리는 “용기들이 부러웠다. ‘나이를 먹을수록 안주하지 말고 용기를 내고, 해보지 않고 두려워하지 말자’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날 배우 강부자, 김영옥, 박근형, 이순재, 김고은, 최화정, 한예리와 감독 김초희, 작가 노희경, 제작자 심재명, 감독 정진우 등이 인터뷰이로 함께했고, 모두 한마음으로 윤여정의 수상을 축하하며 응원을 전했다.
한편, KBS 1TV ‘다큐 인사이트’는 정통 다큐의 맥을 유지하며 소재와 형식을 뛰어넘은 다큐멘터리의 즐거운 뒤집기 프로그램으로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