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탄자니아 출신 작가 압둘라자크 구르나(Abdulrazak Gurnah·73)는 7일 “수많은 작가들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 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구르나는 이날 스웨덴 한림원의 수상자 발표 이후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의에 “너무 멋지고 좋은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구르나는 “발표가 있을 때까지 기다렸고 정말 놀랐다. 아직도 (수상자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중”이라며 “저와 제 작품을 추천해주신 스웨덴 한림원에 너무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는 ‘샴페인을 마시고 있는지, 기뻐서 춤을 추고 있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웃으며 “아니”라고 답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날 스웨덴 한림원은 구르나를 2021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발표하면서 “식민지의 영향과, 문화와 대륙 사이 격차에 있는 난민의 운명을 단호하고도 연민 담긴 시선으로 깊게 파고들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구르나는 1948년 탄자니아 잔지바르에서 태어나 성장했지만 1960년대 말 난민 신분으로 영국에 입국했다. 스와힐리어가 모국어지만 21살 때부터 영어로 글을 쓰기 시작, 주로 난민이 겪는 혼란을 다뤘다.
대표작으로는 4번째 출간 소설인 ‘낙원(Paradise, 1994)가 있으며, 서로 다른 세계와 신앙 시스템이 충돌하는 슬픈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 이외에 ‘황폐'(Desertion, 2005), ‘이후의 삶'(Afterlives, 2020) 등 10편의 소설책을 출간하고, 단편 작품 수 점을 썼다.
영국에서 살아온 그는 1984년에야 고향 잔지바르 땅을 다시 밟고 아버지를 만날 수 있었다. 작품 활동 외에는, 최근까지 영국 캔터베리 켄트대 교수로서 영문학과 탈식민지학을 강의하다 은퇴했다.
한림원은 구르나의 작품 세계에 대해 “그의 진실에 대한 헌신과 단순화에 대한 혐오는 놀랍다”면서 “그의 소설은 틀에 박힌 묘사에서 벗어나 세계 다른 지역의 많은 이들에겐 익숙지 않은, 문화적으로 다양한 동아프리카에 대한 우리의 시야를 열어준다”고 평가했다.
한편 노벨문학상은 매년 스웨덴 한림원이 수여하며, 증서 및 메달 전달과 함께 1000만 스웨덴 크라운(114만달러·약 13억원)이 지급된다. 상금과 수상의 영예를 떠나, 국제적으로 덜 알려진 작가일 경우 집중된 관심을 받게 되고, 책 판매도 늘어나는 등의 인정과 혜택이 부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