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판에서 ‘킹메이커’로 불리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20대 대선을 앞두고, 역대 대통령을 분석하는 책을 냈다.
정치 인생 60년을 맞이한 김종인은 12명의 대통령을 거치면서 그들이 실패했던 원인을 분석하고, 미래 대통령이 성공의 길로 나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다.
김 전 위원장은 누구보다도 정치적 후각을 키웠다고 자신한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초대 대법원장으로 재임한 조부인 가인(街人) 김병로의 영향으로 집에 드나드는 수많은 정치인을 보며 자랐다.
그뿐 아니라 독일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후에는 직접 정치권과 가까운 거리에서 청년기를 보냈고, 장년기에 접어들면서는 곧장 나라의 정치권 깊숙이 들어갔다.
저자는 프롤로그를 통해 이 책은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라는 문제를 역사의 창으로 들여다본다고 전한다. 제목부터 너무 회의적이지 않으냐고 힐난하는 목소리가 들리지만, 실패의 과정에 성공의 조건을 유추한다는 것이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경험에서 골라낸 결과는 ‘대통령에게 건네는 6가지 조언’이라는 제목으로 정리했다. ‘대통령’이라는 제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대체 무엇인지, 궁극적으로는 그것을 독자들과 함께 고민해봤으면 하는 그의 소망도 엿볼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이 진보나 보수, 어느 한 진영의 시각으로 쓰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며 이승만, 윤보선을 비롯, 박정희, 김대중, 노무현 등 한국 현대사를 이끌었던 대통령들의 말로를 보면서 좀 더 영광스러운 퇴장을 할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전한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이 책에서 “야당에 가서 내가 할 일은 세 가지 정도라고 봤다, 더 많을 필요도 없이, 딱 세 가지에 집중하면 될 것이라고 각오했다”라고 밝혔다.
첫째, 이명박-박근혜 전직 대통령 문제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는 일, 그것만으로도 야당에 대한 국민의 불만과 불신을 어느 정도 풀고 안심하는 마음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김 전 위원장은 전했다.
둘째, 당명과 정강정책을 바꾸는 일, 당명은 그렇다치고 정강정책은 당의 혁신을 보여주는 핵심 징표라고 김 전 위원장은 말했다.
셋째, 잃어버린 수도권 민심을 되찾고 전국 정당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일, 그동안 보수 정당은 호남은 지레 포기하는 듯한 태도를 취해왔는데 그것은 호남뿐 아니라 수도권을 포기하는 일이고, 나아가 정치를 포기하는 행위나 다름없다고 김 전 위원정은 이야기했다.
◇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 가 / 김종인 지음 / 21세기북스 펴냄 / 1만98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