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벼랑 끝에 몰렸던 ‘팀 킴’이 라이벌 일본과의 경기를 승리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팀 킴의 스킵 김은정은 “한일전이라 힘들었지만 꼭 이기고 싶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김은정(스킵), 김경애(리드), 김선영(세컨드), 김초희(서드), 김영미(후보)로 이뤄진 여자 컬링 대표팀은 14일 중국 베이징의 내셔널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일본 팀 후지사와(7위)와의 베이징 올림픽 컬링 여자 4인조 6차전에서 10-5로 이겼다.
이날 오전 열린 미국과의 5차전에서 패해 2승3패, 4강행에 먹구름이 꼈던 한국은 일본을 제압하며 흐름을 바꿨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4강전에서도 일본을 꺾고 은메달을 따냈던 ‘팀 킴’은 이날도 자신감 있는 경기를 펼쳤다. 최근 일본과의 맞대결에서 2연패로 밀렸지만 배수의 진을 선수들은 아주 높은 집중력을 자랑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김은정은 “부담도 됐고, 긴장도 많이 했지만 (일본을)꼭 이기고 싶었다”며 “최근 2번이나 져서 더 집중하려고 했다. 오전에 미국전에서 안됐던 감각적인 부분을 노력했는데 다행히 (일본전에서는)잘 됐다”고 말했다.
미국전에서 잇따라 실수가 나오며 패했던 팀 킴은 일본전에서는 확연히 달라진 집중력을 보여줬다.
김은정은 “(일본전이)신경 쓰이긴 했다. 반드시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앞서 2차례 졌지만 집중하면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한일전에서는 김초희 대신 리드로 나선 김영미의 활약도 빛났다.

임명섭 컬링 대표팀 감독은 “김영미가 일본전에 강했다”는 평가에 대해 “상대적으로 영미가 일본전에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자세하게 말할 순 없지만 올림픽 전부터 상성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김은정이 후지사와와의 스킵 대결에서 완승을 거둔 게 컸다. 이날 경기 전까지 흠 잡을 데 없는 플레이를 펼치더 후지사와는 한국전에서 흔들리며 잦은 미스를 범했다.
김은정은 “일본이라 이기고 싶었지만 후지사와를 따로 신경 쓰진 않았다”며 “좋은 선수다. 샷 감각이나 차분히 경기 운영하는 것에서 배울 게 많다. 서로 경쟁자로 안 만나면 좋은 관계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한국과 일본이라 힘들다”며 웃었다.
팀 킴은 하루 휴식 후 16일 스위스, 덴마크와 7, 8차전을 갖는다. 4강에 오르기 위해서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들이다.
임 감독은 “초반 점수 차이만 안 벌어진다면 승리 가능성이 있다”며 “남은 3경기를 이기면 자력으로 올라갈 수 있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