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미국 민권운동(Civil Rights Movement)의 불씨가 된 로자 파크스의 거부 사건이 발생한 지 70주년을 맞아, 몽고메리 시민들이 당시의 순간을 되새기기 위한 추모 행진과 기념행사를 열었다.
매년 12월 1일 오후 6시 6분, 몽고메리 전역에서는 로자 파크스의 체포 시각을 기리기 위해 종이 울린다. 올해 역시 많은 시민들이 덱스터 애비뉴 킹 메모리얼 침례교회(Dexter Avenue King Memorial Baptist Church)에서 출발해 로자 파크스 박물관까지 행진하며 그녀가 남긴 유산을 되새겼다.
행진 참가자들은 짧은 거리 동안 멈춰 서서, 버스 한 칸에서 비롯된 단호한 “NO”가 어떻게 한 세기의 방향을 바꿨는지 기억했다. 한 연설자는 “그녀의 거절은 단순한 저항이 아니라 운동을 탄생시킨 순간이었다”고 강조했다.
1955년 당시 몽고메리에서는 버스의 앞 열은 백인 전용, 뒤 열은 흑인 전용이었다. 중간 좌석은 새로운 승객이 탈 때마다 인종 차별 규칙이 뒤섞이며 늘 갈등의 공간이 됐다. 전체 승객의 약 75%가 흑인이었기에, 파크스의 체포 뒤 이어진 흑인 시민들의 버스 보이콧은 도시 운영에 즉각적이고 큰 타격을 줬다. 이 보이콧은 1년 이상 지속되며 민권운동의 결정적 승리로 기록되었다.
행진 참가자들은 파크스의 행동이 고립된 사건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어져 온 존엄성과 평등에 대한 투쟁의 일부였음을 강조했다. 한 시민은 “이제 버스에서 누구나 원하는 자리에 앉을 수 있다. 그것이 로자가 싸운 이유였다”고 말했다.
파크스는 그저 조용한 재봉사이자 NAACP 활동가였지만, 그녀의 단순하고 확고한 거절은 역사적 전환점이 되었다.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은 비폭력 조직 행동의 힘을 미국 사회에 명확히 보여주었고 이후 민권운동을 이끌 수많은 지도자를 전면에 세웠다.
기념식에서는 종이 울리고 참가자 모두가 일어서며 그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 이어졌다. 한 연설자는 “오늘날 버스에서 끌려 내려가 체포되는 일이 없어진 것에 감사한다”며 “이제는 누구나 원하는 자리에 앉을 수 있고, 다양한 인종의 버스 운전사가 함께 일한다”고 말했다.
덱스터 교회에서 로자 파크스 박물관까지의 짧은 행진은 단순한 기념이 아니라, 역사는 일상 속 용기로도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상징적 의식이다. 70년 전의 작은 결정이 거대한 운동으로 번져 미국의 공공정책과 사회 구조를 바꿔냈다는 점에서, 몽고메리의 이 행진은 오늘날에도 깊은 울림을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