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유공자 후손단체 광복회의 새 회장으로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 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이 선출됐다.
25일 광복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소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선 열린 제50차 광복회 정기총회와 제23대 광복회장 선거가 실시됐다.
이 전 원장은 이날 총회에 참석한 구성원 209명의 투표 중 98표를 획득, 새 회장에 당선됐다.
이번 선거엔 이 전 원장과 조인래 조소앙선생기념사업회 이사장(조소앙 선생 동생조용한 선생의 손자)과 이동진 전 서울시지부장(이을성 선생 손자), 이형진 한국광복군기념사업회장(이재현 선생 아들), 차창규 전 사무총장(차희식 선생 손자), 장호권 전 회장(장준하 선생 아들) 등 모두 6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이종찬 신임 광복회장은 1936년생으로 경기고와 육군사관학교를 나와 국가안전기획부 기획조정실장, 제11~14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그는 정무 제1장관과 새정치국민회의 부총재, 제15대 대통령직인수위원장(김대중 대통령) 등을 거쳐 김대중 정부 초대 국정원장으로 일했다.
이 회장의 임기는 다음달 1일부터 오는 2027년 5월31일까지 4년간이다.
이 회장은 “궤도를 이탈한 광복회가 정상궤도를 찾아 힘차게 달려갈 수 있게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며 “광복회를 위한 한 알의 밀알이 돼 싹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외부 전문 업체의 경영진단·구조조정을 통한 집행부 몸집 줄이기 △대의원들의 각종 위원회 활동 △일상 감사제도 △독립운동가 후손 장학사업 △전국 1개 시·도마다 독립운동기념관 하나씩 설립 등을 추진·검토하겠다고 했다.
광복회는 작년 2월 김원웅 전 회장이 횡령 등 의혹으로 중도 사퇴한 뒤 지도부 구성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특히 광복회는 작년 5월 제22대 광복회장으로 장호권 전 회장을 선출했으나, 장 전 회장은 선거 과정에서 ‘담합’ 의혹을 제기한 회원들을 향해 모형 권총을 꺼내 협박한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돼 같은 해 10월 직무가 정지됐다.
광복회는 이후 백범 김구 선생의 손자인 김진 대의원이 회장 직무대행을 맡아 운영해왔으나, 내홍이 계속되자 법원은 관선 변호사인 최광휴씨를 회장 직무대행으로 선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