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대선 ‘원팀 구상’이 부침을 겪고 있다.
대선 경선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한 이른바 ‘굿’ 발언이 윤 후보 배우자인 김건희씨 녹취록에서 언급되면서 상황이 더욱 꼬이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당사자들이 적극 반발하면서 양측 간 장외 설전을 벌여 당 내부에선 ‘원팀은 어려운 것 아니냐’는 회의론까지 제기된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25일 뉴스1과 통화에서 “설 연휴 전에 원팀이 구성되고 대선까지 나머지 한 달간 홍 의원, 유 전 의원과 잡음 없이 진행돼야 하는데 현재 구도상으론 어렵게 됐다”며 “한쪽에서 양보를 해야 해피엔딩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 측이 홍 의원의 3·9 재보궐선거 관련 전략공천 제안을 ‘구태 정치’라고 비판하면서 양측의 간극이 벌어진 데다 김씨의 녹취록 논란으로 ‘원팀’은커녕 파열음만 더 커지고 있다.
특히 경선 이후 잠행을 이어오던 유 전 의원은 “허위 날조”라고 강하게 반박하면서 불쾌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당사자들의 대응을 넘어 윤 후보, 홍 의원과 가까운 인사들의 발언을 보면 양측의 갈등은 더욱 첨예한 상황이다.
해체되기 전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 상임공보특보를 맡았던 김용남 전 의원은 전날(24일) 라디오에서 홍 의원의 전략공천 제안을 두고 “누가 봐도 이건 거래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여기에다 “홍 의원이 빨간색 속옷까지 입고 다녔다”며 “홍 의원을 미신에 의존한 행위가 아니었냐”고 몰아세우기도 했다.
이에 대해 ‘친홍'(친홍준표)으로 분류되는 이언주 전 의원은 라디오에서 “더 큰 문제는 그렇게 비공개 회동에서 나온 지엽적인 이야기들이 어떻게 해서 공개적으로 불거지고 또 문제 삼게 되었느냐”라며 “왜냐하면 신뢰를 깨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와 홍 의원이 지난 19일 만찬 회동에서 나눈 내용들이 윤 후보 측의 공개로 외부에 알려지게 된 점을 비판한 것이다.
더욱이 윤 후보 측이 ‘원팀’ 결성을 상수로 두지 않는 점은 걸림돌이다. 원팀 결성이 무산되는 한이 있더라도 ‘공천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홍 의원이 그릇된 태도를 인정하고 국민에게 사과를 구해야 원팀 논의를 재개할 수 있다는 강수로 압박했다.
지지율 상승을 위해 ‘구태 정치’와 타협하는 모습을 보였다가는 오히려 역풍만 맞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사무총장 겸임)이 3·9 재보선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으면서 ‘원팀’ 논의는 더 어려워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19일 윤 후보와 홍 의원이 만찬 회동한 자리에서 홍 의원이 자신의 측근 공천을 언급한 사실이 알려지자, 권 본부장은 “구태를 보인다면 지도자는커녕 당원 자격도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고 공개 비판한 바 있다.
원팀 기조가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에서 앞으로는 공천 관리의 공정성 여부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최근 윤석열 대선 후보와 홍준표 의원 사이 내홍을 불러온 공천 방식을 두고 치열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공천을 놓고 원팀 프로세스가 어려워졌는데 권 본부장이 공천을 주도한 이상 홍 의원의 생각과는 거리를 두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며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는 이상 이 대표와의 갈등도 다시 불거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