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직교사 불법 특별채용 의혹을 받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출석했다. 공수처 출범 이후 피의자로서는 처음 공개소환된 조 교육감은 포토라인에 서서 약 3분간 담담히 자신의 입장을 밝힌 뒤 공수처로 들어갔다.
조 교육감은 27일 오전 8시44분쯤 경기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건물 앞에 도착했다.
공수처 건물과 약 50m(미터) 떨어진 곳에서 차에서 내린 조 교육감은 이재정 경기도교육감과 최기찬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 이재화 변호사와 함께 천천히 걸어왔다.
공수처 펜스를 지나 건물 앞에 도착한 조 교육감은 담담하게 인사를 한 뒤 포토라인에 섰다. 짙은 남색 정장에 파란색 넥타이를 맨 단정한 차림이었다.
“한 말씀 드리겠다”며 말문을 연 조 교육감은 “공수처 수사에 적극 협력하겠다”면서도 해직교사 특별채용 의혹에 관해선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법률에 정한 절차에 따라 특채를 진행했다”며 “통상 법률자문을 한차례 받지만 두 차례나 받았고 법에 문제가 없다고 해서 특채를 진행한 것으로, 제가 사익을 취한 것도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감사원이 절차상 문제로 주의 조치를 내리고서도 왜 고발을 했는지 지금도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며 “공수처가 수사를 개시한 것에 대해서도 의문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약 3분 동안 담담한 표정으로 자신의 입장을 전한 조 교육감은 함께 온 이재정 교육감 등의 응원을 받으며 건물 안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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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해직 교사 4명 등 5명을 특정해 특별채용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7일 오전 경기 정부과천청사 공수처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1.7.27/뉴스1 © News1 |
이날 조 교육감의 소환은 공수처 출범 이후 첫 공개 소환조사다. 앞서 공수처는 전날(26일) 조 교육감의 출석시간을 공지하면서 “소환 공개는 조 교육감 측 동의를 얻어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교육감도 그간 공수처 수사는 위법하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소환 시 공개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쳐왔다.
출범 이후 첫 공개 소환조사에 이날 공수처 앞은 조 교육감의 출석 1시간 전부터 기자들과 공수처 직원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인원 제한과 발열 체크가 철저하게 이뤄지면서 기자들이 공수처 펜스를 지나 포토라인 앞까지 가는 데만 해도 약 30분이 걸렸다.
포토라인에서 취재할 기자들의 인원도 제한됐다. 통상 검찰의 경우 공개된 소환조사 때 사건 관계인이 포토라인에 설 때까지는 취재가 허용되는데, 이날 조 교육감의 경우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공수처에서 취재 인원을 30명으로 제한한 것이다.
추첨에 탈락한 기자들은 펜스 밖 먼발치에서나마 조 교육감의 출석을 지켜보기도 했다.
한편 공수처의 첫 공개 소환이 이뤄지던 시점에 공수처 수장인 김진욱 처장은 코로나19 백신을 맞기 위해 자리를 비웠다.
공수처 수사2부(부장검사 김성문)는 이날 감사원의 자료와 그간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압수물을 토대로 조 교육감에게 특채 의혹을 중심으로 사실관계를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조 교육감 측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만큼 조사는 이날 오후 늦게까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