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인터넷 장애로 고객 서비스에 불편을 드린 점 다시 한번 사죄 말씀드린다.”
KT가 최근 통신 장애 사태와 관련해 재차 사과했다. 사건 발생 후 공식 사과만 세 차례다. 약관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보상’ 방안도 내놨다.
하지만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다. 이번 보상안이 개인당 평균 1000원, 소상공인의 경우 평균 7000~8000원 수준으로 알려지면서 “밥값도 안 되는 보상금”이라는 냉소적 반응이 나오고 있다. 반면 갑작스러운 통신장애 사태로 보상금을 떠안게 된 KT는 지난 2018년 아현 화재 당시와 비교해 총 보상 규모는 더 크다는 입장이다.
KT는 1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 사옥에서 인터넷 장애 관련 재발방지 대책과 보상안을 발표했다. 개인과 기업고객의 경우 최장 장애 시간 89분의 10배 수준인 15시간을 적용했다. 피해가 더 가중된 소상공인에게는 해당 서비스 요금의 10일 기준으로 보상된다.
KT의 공식 사과는 지난 26일 구현모 대표 명의 사과문 발표, 2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KT 방문 이후 구 대표의 직접 사과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하지만 여론 반응은 차갑다. KT는 약관과 관계없이 약 350억~4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되는 대규모 보상을 일괄 보상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를 개인으로 환산하면 보상액이 ‘밥값’도 안 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KT가 발표한 기준을 적용해 계산하면 개인 무선 이용자는 5만원 요금제를 기준으로 1인당 1000원 정도의 보상, 소상공인의 경우 평균 7000~8000원 수준의 요금이 감면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상 금액은 사용 요금제와 회선 수, 이용 서비스에 따라 개인별로 다르다.
특히 아현 사태 당시 소상공인의 경우 1인당 최대 120만원 규모의 보상이 주어졌다는 점에서 비판 여론이 거세다. 지난 2018년 11월 발생한 아현국사 화재에 따른 보상으로 KT는 350억8000만원을 제공했다. 가입자 110여만명이 대상이 됐으며, 피해를 입은 유·무선 가입자에게 1~6개월치 요금을 감면해줬다. 소상공인의 경우 서비스 장애 기간에 따라 △1~2일 40만원 △3~4일 80만원 △5~6일 100만원 △7일 이상 120만원을 보상금으로 제공했다.
이에 대해 KT는 이번 통신 장애 사태는 일부 수도권 지역에서 벌어진 아현 사태와는 성격이 다르며, 피해 지속 시간과 전체 보상 규모를 따졌을 때 오히려 이번 보상금이 아현 사태 때보다 더 크다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이번 통신 장애는 전국적으로 일어난 현상으로 일괄 보상이 이뤄지는 등 아현 사태와는 성격이 다르다”며 “아현 사태는 화재로 벌어진 일이었고 며칠씩 일부 지역에만 장애가 발생했다. 보상안을 만들고 접수를 처리하는 데도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 금액을 따졌을 때 이번 보상 규모가 더 크다. (개인으로 따졌을 때) 아현 사태 당시 소상공인이 며칠씩 장사가 안 된 부분에 큰 금액이 보상됐지만, 이번엔 장애 시간도 89분 정도”라고 덧붙였다.
또 아현 사태 당시에는 피해 지역이 좁아 소상공인에 대한 개별 피해 접수를 통해 추가 보상이 상대적으로 용이했던 측면도 있다. 반면, 이번 사태의 경우 전국 단위로 일어나 다양한 피해 유형별로 보상 기준을 책정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이날 KT 고객경험혁신본부장 박효일 상무는 “지난 일주일간 1만건 정도 피해 문의가 있었고 이를 통해 보상과 관련한 기준을 추정해보려 했지만, 불편 유형과 피해에 대한 기준, 범위가 다양해 이를 기준으로 보상 기준을 산정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검증의 문제, 형평성, 투명성 등을 고려해 개별적 접근은 어렵다고 생각해 일괄 보상안을 최선책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즉, 서로 다른 셈법이 이번 보상안을 놓고 개인과 KT의 극명한 입장차로 나타난 셈이다. 이 간극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T는 400억원의 총 보상 규모, 실제 장애 시간인 89분의 10배 수준인 15시간분 요금(소상공인 10일분)을 계산식에 넣고, 개인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일상이 멈춘 경험과 1000원~8000원의 ‘밥값’도 안 되는 수준의 금액이 당장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단, KT는 추가 보상에 대한 여지는 남겨놓았다. 이날 KT 네트워크혁신TF 박현진 전무는 “피해 유형 대상에 대한 부분은 일괄적 보상을 결정했다. 추가적 사항은 접수를 통해 판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T는 요금 감면과 소상공인 케어를 원만하게 지원하기 위해 전담 지원센터를 이번 주 중 오픈하고 2주간 운영할 예정이다. 지원센터는 별도로 구축 예정인 전용 홈페이지와 전담 콜센터로 병행해 구성된다. 전담 콜센터를 통해 홈페이지 이용이 어려운 고객의 불편을 해소하고, 소상공인 분류에서 누락된 고객의 추가 신청접수 등도 지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