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라배마 대법원이 경찰이 시민에게 신분증 제시를 요구할 수 있는 범위를 두고 중대한 판단에 나섰다.
미국 지역매체 AL.com에 따르면, 앨라배마 대법원은 7일(현지시간) 경찰이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시민에게 운전면허증 등 신분증 제시를 요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두변론을 진행했다.
이번 사건에서 Alabama Supreme Court은 경찰의 권한과 개인의 자유권 사이 경계를 어디까지 설정할지 검토하고 있다. 사건의 핵심 쟁점은 시민이 이름을 말로만 밝힌 경우, 경찰이 물리적인 신분증 제시까지 강제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사건은 2022년 차일더즈버그에서 시작됐다. 목사인 마이클 제닝스는 이웃집 화단에 물을 주던 중 경찰의 접근을 받았다. 한 주민이 “젊은 흑인 남성”이 집 주변에 있다는 신고를 했기 때문이다. 제닝스는 자신의 이름과 거주지를 구두로 설명했지만, 신분증 제시는 거부했다.
이후 그는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체포됐고, 이를 부당하다며 경찰과 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는 기각됐지만, 2024년 연방 제11순회항소법원은 경찰이 체포할 충분한 개연적 사유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하급심은 주법 해석이 필요하다며 앨라배마 대법원에 판단을 요청했다.
차일더즈버그 시와 경찰 측 변호인은 “경찰이 개연적 사유를 확보한 경우, 신원 확인은 단순한 이름 확인이 아니라 신분증을 통한 검증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누구인지 확실히 알 수 없다면 경찰 역시 현장을 통제할 수 없다는 논리다.
반면 제닝스 측은 “앨라배마 법 어디에도 시민이 무조건 신분증을 제시해야 한다는 조항은 없다”며, 자의적인 신분증 요구는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국가의 변덕스러운 요구 아래에서는 자유가 유지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재판에는 미국 시민자유연맹(ACLU), 남부빈곤법률센터(SPLC), 케이토 연구소 등도 제닝스를 지지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대법원의 최종 판단은 아직 나오지 않았으며, 판결 결과에 따라 앨라배마 전역에서 경찰의 현장 신원 확인 관행에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