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과 관련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등을 대상으로 진행된 검찰의 압수수색이 약 12시간만에 마무리됐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 15분까지 화천대유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번 압수수색에는 화천대유 사무실을 비롯해 천화동인 4호의 실소유주인 남욱 변호사의 서울 청담동 사무실, 성남도시개발공사, 성남 판교동에 위치한 유원홀딩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 사장 직무대리의 주거지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경기 성남시 서판교에 위치한 화천대유 사무실에서 총 7개 박스 분량의 자료를 확보했다. 12시간 동안 압수수색을 마친 수사팀은 취재진의 압색 관련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성남시 분당구 소재 성남도시개발공사 내 처장실과 기획본부장실 등에서는 박스 2개 분량의 압수물을 확보했다. 2015~2018년 당시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된 저장매체와 각종 서류 등 증거품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경기 성남시 판교동 유원홀딩스 사무실은 책상과 의자만 있을 뿐 비어있어 확보할 압수물품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화천대유는 대장동 개발사업 시행사인 ‘성남의뜰’ 지분을 1% 보유하고 최근 3년간 577억원을 배당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대주주인 김씨와 그의 가족, 지인 등으로 구성된 천화동인 1~7호는 성남의뜰 지분 6%로 3년간 3463억원의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진행하며 사건 관계인들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대장동 의혹 전반을 수사하기 위해 김태훈 4차장검사를 팀장으로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유경필) 검사 전원과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경근) 검사 3명, 반부패강력수사협력부 검사 1명, 파견검사 3명 등 수사검사만 16명이다.
검찰은 지난 27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정영학 회계사로부터 이 사건 관련 단서가 될 수 있는 녹취파일을 제출받았다.
정 회계사는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와 함께 2009년 대장동 민간개발 사업 추진 당시에 관여했고, 화천대유가 하나은행 컨소시엄 일원으로 민간사업자 공모에 참여할 때 사업계획서를 작성한 핵심 관계자 중 한 명이다. 정 회계사 역시 천화동인 5호 소유주로 약 600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총 19개로 알려진 녹취파일에는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사장 직무대리 등 주요 관계자의 대화가 담겼다고 한다. 4000억원대 배당금 배분 논의를 비롯해 대장동 개발 민관합작법인(SPC)인 성남의 뜰의 50% 최대 주주인 성남도시개발공사 주요 관계자에게 수억원씩 여러차례에 걸쳐 10여억원을 제공한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정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록을 분석해 대장동 개발 사업의 이익배분 구조와 민간사업자 선정 및 인허가 과정,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경기지사 관련 여부 등을 규명하는 단서가 될지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