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전면에 나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번에는 추석을 앞두고 경기 활성화 지원에 나섰다. 협력사 물품 대금 2조1000억원을 조기 지급하고, 온라인 장터를 열어 소비 촉진을 돕기로 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8.15 사면 복권 이후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며 상생을 강조한 바 있다.
31일 삼성은 명절을 앞두고 중소 협력회사들이 자금난을 겪지 않고 여유 있게 현금을 운용할 수 있도록 물품 대금을 최대 열흘 앞당겨 추석 연휴 이전에 조기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자’는 이 부회장의 상생 비전에 따라 국내 중소기업들과의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물품대금 조기 지급에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삼성SDI·삼성SDS·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물산·삼성엔지니어링·제일기획·에스원 등 11개 관계사가 참여하며, 물품대금 규모는 삼성전자 1조4000억원을 비롯해 총 2조1000억원이다.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지급했던 8000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삼성은 조기 지급에 따른 이자까지 모두 부담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의 주요 계열사들은 협력회사의 원활한 자금 흐름을 지원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2011년부터 물품 대금 지급 주기를 기존 월 2회에서 월 3~4회로 늘렸다.
또 중소 협력회사의 경영 안정화를 위해 상생 펀드와 물대 펀드도 운영하고 있다. 상생·물대 펀드 규모는 지난 2010년 2조3000억에서 시작해 올해는 3조4000억원으로 약 50% 가까이 증가했으며, 협력회사 인센티브도 지급 규모를 8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늘렸다.
지난 2018년부터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인상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해 지급하는 등 납품단가 연동 제도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원자재가 상승으로 인해 협력회사가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특허를 무상으로 개방해 협력회사뿐만 아니라 거래하지 않는 기업들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보유 특허 2만7000건을 개방했고, 1600여건을 중소기업에 무상으로 양도했다.
지난 6월에는 협력회사의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돕기 위한 ‘우수기술 설명회’를 갖고 협력회사들에게 반도체∙디스플레이∙모바일∙가전∙통신∙의료기기 분야 특허 225건에 대한 무상 이전 상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아울러 ‘협력회사의 경쟁력이 회사의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판단에 따라 중소 협력회사에 대한 △자금 지원 △기술 개발 △인력 양성 교육 등을 지원하고 있다.
삼성은 임직원 대상 추석맞이 온라인 장터도 운영한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삼성생명을 비롯한 18개 전 관계사가 참여하며 △전국의 농수산품 △자매마을 특산품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생산 상품 등을 판매한다.
삼성은 그동안 매해 설과 추석 명절마다 각 사업장에서 오프라인 직거래 장터를 열어 농산품 판매를 지원해 왔으나 2020년 추석부터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장터로 전환해 운영하고 있다. 임직원들은 지난해 추석과 올해 설에 온라인 장터에서 각 30억원 상당의 상품을 구입한 바 있다.
올해 추석 온라인 장터는 회사별 사내 게시판 또는 행정안전부·지역자치단체·우체국·농협 등이 관리하는 쇼핑몰을 통해 운영되며 △삼성 계열사들의 자매마을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 및 특산품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지원업체 50여 곳이 생산한 제품도 함께 판매한다.
한편 삼성전자는 2015년 중소·중견기업 대상 제조 환경 개선 사업인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을 시작해 지난해까지 총 2800여개사의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했다. 협력회사 이외의 중소기업에 대해서도 스마트공장 전환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는 △지역 경제 활성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격차 완화 △지역 간의 격차 완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 스마트공장 지원을 통해 중소기업들이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물론 삼성 임직원들에게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판로 개척도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받은 기업들은 다른 기업들보다 영업이익은 37.6%, 매출액은 11.4%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의 상생 지원은 평소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고 강조해 온 이 부회장의 뜻이 반영됐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고(故) 이건희 회장 1주기에는 “이제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해 이웃과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갑시다”라고 당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