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출마한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 선거가 잠시 후 개최된다. 25일 프랑스 AFP 통신은 이번 선거에는 특히 최초로 여성 또는 아프리카계 사무총장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5명 입후보자의 면면을 소개했다.
◇아프리카계? 여성 사무총장?…”누가 되든 최초”
우선 가장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로는 질베르 웅보 전 토고 총리가 꼽힌다. 웅보 전 총리는 현재 로마 소재 국제농업개발기금(IFAD) 총재를 맡고 있으며, 아프리카연합(AU)을 필두로 한 아프리카 지역의 지지와 함께, 노동계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2013~2017년 유엔개발계획(UNDP) 재무 담당 이사 및 ILO 사무차장 등 유엔 내 여러 고위직을 역임했다.
반면, 국제사용자기구(IOE) 측은 현재 ILO 이사회에서 활동 중인 남아프리카공화국 기업가 음툰지 무아바 후보를 지지한다. 당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관측되지만, 당선 시엔 최초로 사용자 측에서 ILO 사무총장을 맡게 되는 셈이다.
강 장관과 함께 또 다른 여성 후보인 프랑스 뮈리엘 페니코 후보는 2017~2020년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 초대 노동장관을 지냈다. 그는 노동법과 실업보험 개정 등 마크롱 대통령의 주요 시장친화적 개혁을 추진한 인물로, 노조의 거센 비난을 받아왔다. 다만 유럽 국가들은 그를 지지하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강 장관에 대해 AFP는 2017년부터 지난해 2월까지 한국 최초의 여성 외교부 장관을 지낸 인물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별보좌관 등 유엔내 폭넓은 경력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강 장관은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대표와 인도지원조정관실 긴급구호 부조정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다만 노동 경험이 부족하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기도 하다고 매체는 전했다.
마지막 후보는 현재 ILO에서 활동 중인 그렉 바인스 사무차장이다. 호주 노조 대표 출신이다. 그는 2012년부터 사무차장직을 수행 중인 탓에, 그의 당선은 이미 한차례 연임한 현 수뇌부 체제의 지속을 의미하는 점이 다른 후보들과 대조적인 약점으로 보인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가이 라이더 현 사무총장은 영국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한차례 연임을 거쳐 총 10년간 활동한 끝에 오는 9월 말 사임할 예정이다.
AFP는 “누가 승리하든 변화는 일어날 수밖에 없다”며 “역대 ILO 사무총장 10명은 모두 유럽이나 미국 출신 남성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선거 절차는 어떻게?
이번 투표는 비공개로 진행되며 ILO 집행부(governing body) 회원들만 참여할 수 있다. 집행부는 명부 회원 56곳(△28개국 정부 △사용자 14명 △노동자 14명)으로 이뤄져 있다.
정부 분야 28개국 중에선 △브라질 △영국 △중국 △프랑스 △독일 △인도 △이탈리아 △일본 △미국 △러시아 등 산업적으로 중요한 국가 10곳이 상임이사국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날 때가지는 모든 기술 협력이 중단되는 제재대상국이지만, 이번 투표에는 참여할 수 있다.
투표는 이날 그리니치 표준시 기준 오전 9시(한국 시간 오후 6시) 시작한다. 한 후보가 과반수를 차지할 때까지 몇 번의 라운드를 거쳐 최소득표자를 점차 탈락시킨 뒤 최후의 1인을 가려내는 방식이다.
ILO는 1919년 설립, 유엔특별기구 중엔 가장 오래 됐다. 본부는 스위스에 위치, 회원국은 총 187개국이다. 유엔 시스템에선 독특하게 정부와 사용자, 노동자를 대표하는 기구다. △직장내 권익 증진 △양질의 고용 기회 장려 △사회 보호 강화 △노동 관련 이슈 논의 강화 등을 추진한다.
특히 최근에는 기술 진화로 빠르게 변화하는 업무 세계에 자체 표준을 적응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이런 변화는 가속화됐고, 원격 업무를 가능케 하는 가상 기술이 빠르게 채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