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간 ‘월성원전1호기’ 수사와 관련한 진실 공방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올해 1월 당시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모든 것이 끝장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보도에 대해 “청와대는 만능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이와 달리 윤 전 총장은 이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 아침에 보도를 저도 봤지만 제가 겪은일 대부분 맞는 내용이다”라며 사실임을 강조했다.
박 수석은 “청와대가 아주 만능이고 모든 것을 다 알고 모든 것을 기획할 것이라는 믿음이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대의 경험을 통해 우리 국민이 생각하시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아마 (이 보도는) 윤 전 총장의 발언 후 후속으로 이어지는 듯한데 청와대는 지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민생 문제밖에는 생각할 겨를이 없다. 그런 문제에 관심을 쓸 여력이 없다”고 일축했다.
박 수석은 이어 “윤 전 총장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정치의 계절인 만큼 청와대와 대통령을 정치로 자꾸 끌고 가려는 시도들을 하실텐데 우리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 여의도와 청와대는 다른 곳”이라며 “우리는 끝까지 코로나19, 민생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조선일보는 윤 전 총장이 지난 5일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를 면담하고 나온 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월성 원전) 사건 처리에 대해 음으로 양으로 굉장한 압력이 있었다. 더는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발언을 했던 것을 소개하면서 여기서 윤 전 총장이 언급한 ‘압력’이 취재 결과 신 전 수석의 이 같은 언급이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신 전 수석은 당시 윤 전 총장에게 ‘백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모든 것이 끝장난다’는 식으로 언급하며 사실상 불구속 수사를 요구했다. 신 전 수석은 또 ‘백 전 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더이상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청와대) 내부 분위기가 그렇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박 수석은 해당 기사 출처가 윤 전 총장 측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취지의 물음에 “윤 전 총장 발언으로 계속 이어진 후속보도라고 보는 것”이라고 답했다.
윤 전 총장은 이에 대해 “언론은 지난해 가을부터 제가 사퇴할 때까지 나온 언론보도와 기사들을 잘 보시면 다 드러나 있을 것을 아실 것이다”라며 “여러 일들이 순차적으로 쭉 벌어지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이어 “검찰총장이란 자리는 버팀목 되는 자리이기 때문에 제가 지금 이런 상황에서 세세하게 밝히긴 어렵다”면서도 “오늘 보도를 봤지만 대부분 제가 겪은 일이다”라고 말했다.
‘보도가 사실이냐’라는 질문에 윤 전 총장은 “네, 네”라며 “제가 겪은 것에서 보면 대부분 맞는 이야기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