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이 지난달 자동차 판매에 제동을 걸었다. 국내 판매는 물론 해외 판매까지 급감했다.
1일 국내 완성차 5개사(현대차·기아·르노삼성·한국지엠·쌍용차)의 10월 판매실적을 집계한 결과 모두 54만8192대를 팔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70만5047대)보다 22.2% 줄어든 수치다.
자동차 판매량은 올해 들어 6월까지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7월 소폭 조정을 시작으로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국내 판매가 10만642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3만5495대)보다 21.4%나 감소했다. 해외 판매도 22.4% 줄어든 44만1768대에 그쳤다.
올 상반기부터 지속된 차량용 반도체 공급 대란으로 생산 차질이 생기면서 판매 감소로 이어졌다. 국내 완성차 5사 중 르노삼성자동차를 제외하고는 모두 판매량이 줄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국내 5만7813대, 해외 24만9226대 등 총 30만7093대를 팔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7% 줄어든 수치다. 국내 판매가 12% 감소했고, 해외 판매도 22.5% 급락했다.
국내 판매 중 세단은 그랜저가 9448대, 쏘나타 6136대, 아반떼 3368대 등 총 1만8978대가 팔렸다.
RV는 팰리세이드 2582대, 싼타페 3494대, 투싼 2911대, 아이오닉5 3783대, 캐스퍼 2506대 등 총 1만8194대 판매됐다.
포터는 4042대, 스타리아는 2775대 판매를 기록했으며, 중대형 버스와 트럭은 2296대 판매로 집계됐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G80 6119대, GV70 2892대, GV80 1828대 등 총 1만1528대가 팔렸다.
해외에서도 생산 차질로 판매가 줄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달도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 및 코로나19 영향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각 권역별로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 노력을 이어가는 한편 빠른 출고가 가능한 모델을 우선 생산하는 등 생산 일정 조정을 통해 공급 지연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는 10월 국내에서 3만7837대, 해외에서 18만35대를 팔아 모두 21만7872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9% 줄어든 수치다. 국내 판매는 21.2%, 해외 판매는 18.4% 감소했다.
차종별로는 스포티지가 3만174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렸고 셀토스가 2만7468대, K3(포르테)가 1만6627대로 뒤를 이었다.
국내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은 쏘렌토로 5363대가 판매됐다. 승용 모델은 K8 4181대, 레이 3399대, K5 1936대, K3 1526대 등 총 1만3197대 판매를 기록했다.
쏘렌토를 포함한 RV 모델은 스포티지 4258대, 카니발 3515대, EV6 2762대 등 총 2만811대로 집계됐다. 상용 모델은 봉고Ⅲ가 3515대 팔리는 등 버스와 트럭을 합쳐 총 3829대가 팔렸다.
해외시장에서는 스포티지가 2만5916대가 팔리며 해외 최다 판매 모델에 올랐다. 셀토스가 2만5039대, K3(포르테)가 1만5101대로 뒤를 이었다.
기아 관계자는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이지만 빠른 출고가 가능한 모델을 우선 생산하는 등 생산 일정 조정을 통해 공급 지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EV6와 K8, 5세대 스포티지 등 최근 출시된 경쟁력 있는 신형 차량을 앞세워 판매 모멘텀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GM은 지난달 6875대를 판매했다. 차량용 반도체 부품 부족 현상에 따른 생산 차질 여파로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1% 줄었다.
국내 시장 판매량은 249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7% 감소했다. 승용차량은 1340대, RV 차량은 1007대, 상용차는 146대가 팔렸다.
쉐보레 스파크가 10월 국내 시장에서 총 1074대 판매된 가운데 쉐보레 트래버스는 같은 기간 총 310대 판매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증가했다.
한국GM의 지난달 수출은 총 438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 줄었다. RV가 4214대, 중대형승용차가 258대, 경승용차가 0대 팔렸다.
카를로스 미네트르 한국GM 영업·서비스·마케팅 부문 신임 부사장은 “차량용 반도체 칩 부족으로 인해 내수와 글로벌 시장 판매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가을이라는 계절적 요인과 가장 잘 어울리면서 아웃도어 활동에 최적화됐다고 평가받는 쉐보레 트래버스 등에 대한 마케팅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달 차량용 반도체 대란 속에서도 유일하게 성장했다. 지난달 국내 판매 5002대, 해외 판매 6625대 등 총 1만1627대를 팔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국내 판매는 30% 줄었지만, 수출이 1590.1% 증가해 전체 판매가 54.3% 늘었다.
국내 판매는 지난달 출시한 2022년형 SM6가 판매 호조를 보였다. SM6는 2022년형 출시 첫 달 전월 대비 124.2% 증가한 343대가 팔렸다.
여기에 누적 판매 20만대 돌파를 눈앞에 둔 중형 SUV QM6는 지난달 전월 대비 23.1% 증가한 총 3487대가 판매되며 국내 판매 실적을 이끌었다.
또 XM3는 국내 판매 792대, 해외 판매 4819대로 집계됐다. XM3 국내 판매 차량은 부품 부족 장기화에 따른 고객 출고 지연이 발목을 잡았다. 다만 XM3 수출 차량은 르노 그룹의 부품 우선 공급 정책에 힘입어 안정적 생산을 이어갔다.
이외에 국내 시장에서 르노 브랜드 모델은 소형 SUV 캡쳐가 36대, 전기차 조에와 트위지는 각각 39대, 8대 판매됐다. 중형 상용차 마스터는 297대로 전월 대비 222.8% 판매가 늘어났다.
수출의 경우 XM3와 더불어 QM6(수출명 르노 꼴레오스) 1726대, TWIZY 80대를 포함해 총 6625대를 선적했다.

쌍용차는 지난달 총 4779대를 판매했다. 국내 시장에서 3279대를, 수출로 1500대를 팔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1만197대)보다 53.1% 줄어든 수치다. ‘더 뉴 렉스턴 스포츠&칸’의 국내·외 시장 호평과 수출 회복세에도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에 따른 생산차질이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현재 쌍용자동차는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장기화 되면서 내수 및 수출 포함 적체 물량만 1만2000대에 달하고 있다.
실제 더 뉴 렉스턴 스포츠&칸 5000여대를 포함 총 7000여 대의 출고 적체를 보이고 있는 국내 판매는 생산 차질로 인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9% 감소했다.
특히 지난 4월 출시한 더 뉴 렉스턴 스포츠&칸은 판매 호조세가 지속되면서 월 평균 약 2500대 수준의 공급이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약 5000대가 출고 적체돼 있다.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수출도 5000대가 넘은 백 오더가 있음에도 생산 차질로 인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감소했다. 다만 누계 대비로는 여전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상품성 개선 모델의 호평과 수출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로 출고 적체가 심화되고 있다”며 “부품 협력사와의 공조를 통한 부품 추가 물량 확보 및 효율적인 생산라인 운영을 통해 출고 적체 해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