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는 5일 영국 런던에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 간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이 북한과의 외교 재개를 모색 중인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북정책 검토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이번 회담이 3국 연대를 촉진하기 위한 자리였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이날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 참석차 영국을 방문 중인 세 장관은 G7 회의장 옆 회의실에 마련된 유(U)자형 테이블 중앙에 모여 앉아 3국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블링컨 장관과 정 장관, 모테기 외무상이 한반도 비핵화와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다른 이슈들에 대한 3국 협력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또 “세 장관은 북한을 포함해 유엔 회원국 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관련 결의 완전한 이행, 한반도 평화와 안정 및 확산 방지와 억지력 강화 협력 등의 필요성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이번 3국 외교장관 회담은 영국 런던에서 전날부터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 회의 참석을 계기로 각국 장관들 간 개별 회담이 열리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 등 7개국 모임인 이번 G7 장관회의에는 호주,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유럽연합(EU),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등과 함께 한국도 초청받아 정 장관이 참석 중이다.
이날 회담에서 세 장관은 한반도 문제 관련 3국 협력 방안과 역내 정세 관련 의견을 교환하고 조 바이든 행정부가 발표할 대북정책 내용도 공유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다만 AFP는 최근 한국과 일본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데 주목했다. 두 국가 모두 미국의 조약에 구속된 동맹국이지만 일본의 가혹한 식민지배 잔재로 오랜 마찰을 빚어왔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이후 동맹과의 협력에 중점을 두고 블링컨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첫 해외 순방지로 한국과 일본을 잇달아 방문한 사실을 짚었다.
또 미 행정부가 대북정책 검토를 마무리하면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이 워싱턴에서 회동한 점도 언급했다.
한편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개요에 대해 젠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전임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와 트럼프 정부의 ‘일괄타결(grand bargain)’ 사이 중간 지점에서의 ‘잘 조정된 실용적 접근(calibrated, practical approach)’을 추구한다면서 북한과의 외교를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다만 바이든 정부가 단계적(phased) 접근을 통한 중간 합의까지도 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일본 언론에서는 장기화를 우려하는 경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