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공화당이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선거구를 공화당에 유리하도록 재획정한 계획이 연방법원에서 제동이 걸렸다. 판결은 인종을 기반으로 한 선거구 조정이 미국 헌법의 평등권 원칙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텍사스 연방지방법원은 텍사스 공화당이 새롭게 설계한 연방 하원 선거구 지도의 사용을 금지한다고 결정했다. 법원은 “지도 작성 과정에서 인종적 기준이 반영됐으며 이는 투표에서의 인종차별 금지 원칙을 위반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텍사스는 내년 중간선거를 2021년 승인됐던 기존 선거구 지도를 기준으로 치르게 된다.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성명에서 “차별 주장 자체가 터무니없다”며 즉각 연방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발표했다. 공화당은 해당 판결이 중간선거 전략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미 연방대법원은 2019년 판례에서 ‘정당적 이익을 위한 게리맨더링’에는 연방법원이 개입할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그러나 인종을 주요 기준으로 한 게리맨더링은 여전히 위법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여름부터 공화당이 장악한 주 의회들에 “2025년 중간선거에서 하원 다수당을 지키기 위해 선거구를 재정비하라”고 요구해 왔다. 텍사스 주의회는 이에 따라 민주당 지역 최대 5석을 뒤집을 수 있는 새 지도를 마련해 통과시켰으나, 흑인·히스패닉 단체들이 인종 차별적이라고 소송을 제기하면서 법적 공방이 시작됐다.
한편, 민주당이 장악한 캘리포니아주는 이와 반대로 민주당에 최대 5석을 추가할 수 있는 선거구 조정안을 추진해 주민투표에서 64%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에 대해서도 소송을 제기하며 연방 차원의 ‘선거구 전쟁’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