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주(州) 시애틀에서 차 안에 있던 한국인 임산부가 총을 맞고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유가족을 돕기 위한 모금이 시작된 지 하루도 채 되지 않아 6만5000달러(약 8230만원)가 넘는 성금이 모였다.
13일(현지시간) 폭스13시애틀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시애틀 중심부의 한 교차로에서 한인 권모씨 부부가 차에 타고 있다가 6차례 총격을 받았다.
임신 32주 차였던 아내 권모씨(34)는 머리와 가슴에 총격을 입어 숨졌고, 태아도 응급 분만으로 태어났지만 끝내 숨졌다.
남편 권모씨(37)는 팔에 총상을 입었으나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애틀 경찰은 현장 인근에서 피의자를 검거하고 총기를 회수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현장 주변을 봉쇄했다.
경찰에 따르면 체포 당시 피의자는 “내가 했다, 내가 그랬다(I did it, I did it)”고 말했다.
시애틀타임스에 따르면 피의자의 동기는 파악되지 않았으며, 권총을 꺼내기 전 피해자들과의 직접적인 접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 이들 부부는 함께 운영하는 일식집으로 출근 중이었으며, 일하기 위해 두 살 난 첫째 아이는 지인에게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 권씨와 같은 동호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A씨는 권씨를 돕기 위해 모금 웹사이트인 ‘고펀드미’ 페이지를 열고 “내 친구 부부가 억울하고 불가사의한 총격을 당했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A씨는 “큰 아들은 엄마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아직 모른다”며 “숨진 아내 권씨의 가족을 한국에서 미국으로 데려와 딸의 마지막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적었다.
희생된 권씨의 장례식은 다음 주중에 치러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시간으로 16일 오전 11시 30분 기준 98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금에 참여했으며, 모금액은 6만5559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