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은 6일 “대통령 직책을 수행하는 것이 행복하느냐, (묻는다면) 너무 힘들어서 선뜻 그렇게 행복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방송된 KTV 다큐멘터리 ‘문재인의 진심’ 편에서 ‘임기가 끝나는 시점인데 행복하시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여러 가지 많은 위기를 극복하면서, 또 대한민국의 도약을 이끌어낸 부분에 대해서, 그리고 국민들로부터 지금도 받고 있는 과분한 사랑을 생각하면 여전히 행복하다”며 “아마 그것은 퇴임하는 순간까지 계속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국민에게 친구 같은 대통령, 국민들이 뭐든지 어려움이 있으면 와서 하소연을 하고 말할 수 있는 대통령이 되고 싶었다”며 “대통령도 힘들지만 국민들께서 더 힘드셨을 텐데 국민들이 오히려 저한테 많은 위로와 격려를 주셨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퇴근 후부터 오히려 본격적인 일이 시작된다. 그럴 수밖에, 방법이 없다”며 “대통령의 업무시간은 24시간, 매일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영상에는 밤늦은 시간 청와대 관저 내에서도 계속 서류를 보는 문 대통령의 모습이 담겼다.
문 대통령은 특히 남북관계와 관련, 취임 초기 상황에 대해 “불안한 상황 정도가 아니라 전쟁의 먹구름이 가득 찼다고 할 정도로 절박한 상황이었다”며 “이것을 반드시 대화 국면으로 바꿔야 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될 그런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8년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보다리에서 대화를 나눈 것을 두고 “처음에는 한 5분, 또는 길어야 10분, 잠시 휴식하면서 가벼운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었는데, 서로 이야기가 진지해지면서 30분 정도 이어지게 된 것”이라고 비화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남북 두 정상이 통역이나 배석자 없이, 진솔하게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다. 장소도 좋았다”고 회고했다.
해외 순방외교에 대해서는 “(외국에) 쉽게 갈 수 없으니까 한번 가는 기회에 할 수 있는 한 많은 일정을 다 소화하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 곳곳 어디를 가도 늘 대접받고, 환대받고 그랬다”며 “촛불혁명에 대한 각 나라들의 찬탄, 방역이 세계적인 모범으로 인정되면서 제가 그 덕에 많은 대접을 받았다. 그야말로 국민들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문 대통령이 미국, 프랑스,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 등 해외 순방을 다니며 여러 정상들을 만나는 장면들도 나왔다. 순방 가는 비행기 안에서도 계속 자료를 들여다보고 참모진과 회의하는 모습도 전파를 탔다.
문 대통령은 “외교는 기술이 아니다. 외교는 진심을 갖고 진정성 있게 대할 때 그것이 효과로 나타나는 것”이라며 “우리의 외교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는 것은 다른 말로 우리의 경제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는 말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어느덧 우리가 많은 나라들을 추월해서 이제는 우리가 앞 대열에 서게 됐다”며 “우리가 우리 역량에 자부심을 갖고 당당한 외교로 나아가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자신이 발의한 개헌안이 국회에서 표결조차 진행되지 못한 채 무산된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제는 개헌안의 표준안, 이른바 모범이 마련된 것”이라며 “앞으로 어떤 개헌을 하더라도 우리 정부가 발의했던 개헌안을 표준으로 삼아서 논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에서는 “국민 여러분, 그동안 동행해주셔서 정말 고마웠습니다. 이제 홀가분하게 제자리로 돌아갑니다”라며 “그동안 받았던 많은 사랑과 고마움을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지난 5년의 시간도 가치 있는 축적의 시간이었습니다”며 “성취를 이룬 것이든 부족했던 것이든 있는 그대로 전진을 위한 경험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과 함께 이뤄낸 많은 일을 기억하며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작을 마음으로 응원하겠습니다”라며 “함께 나이드는 아내와 원래 있었던 남쪽 시골로 돌아가 노을처럼 잘 살아 보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방송에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임종석·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 서훈 국가안보실장, 정의용 외교부 장관, 박수현 국민소통수석, 이진석 국정상황실장, 신동호 연설비서관, 오종식 기획비서관, 신혜현 부대변인 등 문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지켜봐온 참모진·내각인사들의 증언도 다양하게 담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