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세 나이로 지난 8일 별세한 고(故) 김지하(본명 김영일) 시인이 11일 영면에 든다.
고인의 발인식이 이날 오전 9시 강원 원주시 연세대학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장례식장에서 유족과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애도 속에 엄수되며 유해는 오전 10시 화장한 뒤 고 박경리 작가의 딸이자 아내 김영주씨가 묻힌 원주 흥업면 매지리 선영에 안치될 예정이다.
발인식에는 고인의 두 아들인 김원보 작가와 김세희 토지문화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생전 김 시인과 인연이 있는 이들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다.
고인을 기리는 문화예술인을 중심으로 그의 뜻과 업적을 기리기 위한 추모행사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들은 고인의 49재 날인 오는 6월25일 서울에서 고인의 뜻과 사상, 문화적 업적을 기리기 위한 추모문화제를 열 예정이다.
이들은 이날 “김지하 시인의 본령은 생명사상과 생명미학에 있다”며 “김지하 시인과 함께 문화활동을 했던 예술인 등을 중심으로 ‘생명 평화 천지굿’이라는 추모문화제를 화해와 상생의 차원에서 갖겠다”고 밝혔다.
고인은 한국을 대표하는 저항시인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오적'(五賊) 등의 작품을 남기고 오랜 투병생활 끝에 지난 8일 오후 4시 원주의 자택에서 별세했다.
생전 고인은 서울대 미학과 재학시절 4·19혁명과 5·16 군사 쿠데타 등을 겪으면서 학생운동에 깊게 관여했고 이를 저항시로 표현했다.
또 1990년대 이후 민중사상에 독자적 해석을 더해 ‘생명사상’이라 이름하고 생명운동에 뛰어들었다. 그는 대하소설 ‘토지’를 쓴 박경리 작가의 사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