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윤 대통령 관저 앞은 탄핵 지지·반대 세력이 몰리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졌다.
보수 성향 참가자들이 불법 도로 점거에 나서면서 경찰의 강제 해산 조치가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일부 참가자가 실신해 구급차가 출동하기도 했다. 인근에서는 탄핵 찬성 집회에 난입한 윤 대통령 지지자 2명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2일 오전 9시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에는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윤 대통령 지지·규탄 세력이 결집했다. 양쪽 진영이 뒤섞인 관저 앞 좁은 도로에 모인 인파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정오 무렵 대략 200명에 달했다.
오후 1시쯤 보수 성향의 신자유연대 등 50여명은 대통령 관저 입구 앞 도로에 모여 “주님을 위해 목숨을 걸었다”며 “윤 대통령을 체포하려는 건 간첩이고 공수처는 공비처(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라고 외쳤다.
양측 집회 참가자 간 설전이 벌어지면서 한때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들은 “국회에 총 들고 오는 게 정상이냐” “정상이지 그럼” “부모가 그렇게 가르쳤냐” “자식한테 안 부끄럽냐” 말싸움하더니 “야 이 못생긴 X아” “버르장머리 없는 X” 등 욕설을 주고받았고 급기야 몸싸움을 벌였다.
당초 일반 시민 통행을 위해 개방해 놓았던 정문 앞 횡단보도 양옆에는 결국 폴리스라인이 설치됐다. 지나가던 시민들은 구름 인파에 갇힌 채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사전에 신고된 집회 장소는 관저 정문에서 173m가량 떨어진 국제루터교회 앞이었으나 보수 성향 집회 참가자들은 관저 입구가 보이는 도로에 주저앉아 불법 점거를 시작했다. 공수처가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집행하려고 힐 경우, 차량이 진입할 수 없도록 몸으로 막겠다는 것이다.
경찰은 불법 도로 점거와 미신고 집회 시위를 이유로 오후 3시 4분과 14분에 각 1, 2차 해산 명령을 이들에게 내렸다. 그럼에도 지지자들이 꼼짝하지 않자 경찰은 3시 24분 이들에게 3차 해산 명령을 내렸다.
집시법에 따르면 경찰은 3회 이상 자진 해산할 것을 명령하고 참가자들이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강제 해산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