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2일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만남을 갖는다. 악연에 가까웠던 두 사람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당선인 측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2시 대구 달성군에 있는 박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해 박 전 대통령을 만난다.
윤 당선인이 전날(11일) 시작한 첫 지역순회 일정으로 1박2일 대구경북(TK)을 우선 방문하면서 박 전 대통령 방문을 추진한 것이다.
과거 윤 당선인은 검사 시절인 지난 2013년 4월 국가정보원의 여론조작사건 특별수사팀장에 임명되며 사건을 지휘했다.
이 사건은 박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12년 18대 대선에서 국정원이 당시 여권의 승리를 위해 조직적으로 인터넷 댓글 등 여론을 조작한 혐의에 대한 수사였다.
박근혜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착수된 수사로, 자칫 결과에 따라 정부 출범의 정통성을 정면으로 부정할 수 있어 검찰로서는 부담이 큰 수사였다.
윤 당선인은 당시 사건 혐의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과 체포영장을 두고 상관인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과 정면 충돌하며 ‘수사 외압’이 있었다고 주장했고, 그해 국정감사에서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를 계기로 이름을 전국에 알렸으나 박근혜정부 내내 한직으로 평가받는 고검 검사로 맴돌며 고난의 시절을 보내야 했다.
윤 당선인은 2016년 12월 국정농단 박영수특검팀의 수사팀장으로 임명되며 다시 이목을 집중시켰다.
자신을 좌천시켰던 박근혜정부를 상대로 한 이 수사에서 성과를 거두며 이듬해 5월 문재인 정부의 첫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하고, 검찰총장까지 올랐다.
윤 당선인이 이후 문재인정부와 충돌하고 검찰총장에서 자진사퇴해 박 전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에 입당, 대선 후보로 나서 정권교체까지 성공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다시 분기점을 맞았다.
윤 당선인은 최근 들어 특히 박 전 대통령 예우에 각별한 신경을 써 왔다.
윤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이 퇴원한 지난달 24일 “(박 전 대통령) 건강이 회복돼 (대구 달성군) 사저에 가셔서 참 다행”이라며 “퇴원하셨다니깐 한 번 찾아뵐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서일준 인수위 행정실장을 통해서는 축하난도 전달했다.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는 전날(11일) 윤 당선인 취임식에 전직 대통령 초청 계획을 밝혔는데, 윤 당선인은 이날 만남에서 정식으로 박 전 대통령을 초청하겠단 뜻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 당선인의 지역순회 일정 첫 방문지로 보수텃밭인 TK를 찾으며 박 전 대통령을 만나는 것을 두고 오는 6월1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 지지층 결집을 고려한 것 아니냐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