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올 후반기 한미연합군사훈련 시작에 맞춰 미사일 시험발사 계획을 관계기구에 통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한미 양국 군과 정보당국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등 무력시위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특이동향은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북한 수로국은 ‘동해상에서 미사일 시험발사를 할 계획’이라고 일본 측에 통보했다.
이에 일본 해상보안청 해양정보부는 지난 11~13일 및 15~19일 기간 동해 동북방 해역 일대에 ‘항행구역경보'(NAVAREA navigation warning)를 발령하고 이 일대를 지나는 선박들에 주의를 촉구하고 있다.
‘항행구역경보’란 국제해사기구(IMO)와 국제수로국(IHO)이 설립한 세계항행경보시스템(WWNWS)을 통해 발령되는 항행경보로서 전 세계 바다를 16개 구역으로 나눠 조정·관리하며 동해를 포함한 서태평양 일대의 경우 일본 해상보안청이 그 조정 기관을 담당한다.
그러나 북한은 앞서 예고했던 것과 달리 19일 오전 현재까지 미사일 시험발사를 실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 소식통은 “최근 북한 지역의 기상여건이 나빠 미사일 발사를 보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북한에선 지난 10일 이후 함경도·평안도 등 대부분 지역에 구름이 많이 낀 가운데 비가 내렸고, 일부 지역엔 폭우가 쏟아지기도 했다.
다만 일본 해상보안청은 20일과 22~25일에도 해당 해역에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항행구역경보 발령을 예고해놓은 상황이어서 북한이 이 기간 실제로 미사일 발사를 강행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한미 양국 군은 이달 16일부터 올 후반기 연합지휘소연습(21-2-CCPT)을 실시 중이다. CCPT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도상훈련(CPX)으로서 한미 양국 군의 야외 실기동훈련(FTX)은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북한은 이번 훈련에 앞서 이달 1일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명의로 ‘훈련 중단’을 촉구하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한 데 이어, CCPT의 ‘사전연습’ 격인 우리 군의 위기관리참모훈련(CMST)이 시작된 10일엔 김 부부장 명의 담화에서 “남조선 당국자들의 배신적 처사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비난했다.
북한은 또 11일엔 김영철 당 중앙위 통일전선부장 명의 담화에서 이번 한미훈련과 관련, “(남한 당국) 스스로가 얼마나 엄청난 안보위기에 다가가고 있는가를 시시각각으로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경고해 무력도발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돼왔다.
북한은 특히 10일 오후부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및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이용한 우리 측의 정기통화 시도에도 불응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군은 최근엔 동부전선 등 최전방 초소로 다수 병력을 이동시켜 진지점령 훈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우리 군 당국은 지난 7월 시작된 북한군 하계훈련의 일환인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군은 현재 하계훈련을 지속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우리 군은 한미 정보당국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 공군의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호크’가 지난 10~11일에 이어 17~18일에도 서해와 휴전선에 인접한 경기·강원도 상공을 비행한 데다, 미 공군 지상작전관제기 E-8C ‘조인트스타스’도 18일 한반도 상공에 출격한 것으로 파악돼 북한군 동향 파악 등을 위한 경계·감시활동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올 전반기 CCPT 땐 훈련 종료 뒤인 3월21일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2발을, 그리고 3월25일 동해상으로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신형전술유도탄) 2발을 각각 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