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힙합의 전설로 불리는 래퍼 투팍 샤쿠르(2Pac) 피살 사건의 유일한 기소 피고인에게 사건 발생 30년 만에 유죄 평결이 내려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클라크카운티 지방법원 배심원단은 지난달 31일 흉기를 사용한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된 드웨인 ‘케피 디’ 데이비스(63)에게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내렸다.
데이비스는 최대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형량을 결정하는 선고 공판은 오는 10월 13일 열릴 예정이다.
데이비스는 평결 직후 칼리 키어니 판사에게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로스앤젤레스 갱단 ‘사우스사이드 콤프턴 크립스’의 두목이었던 데이비스는 1996년 9월 7일 자신의 조카가 라스베이거스의 한 카지노에서 투팍 일행에게 폭행당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투팍 살해를 지시한 혐의를 받아왔다.
당시 25세였던 투팍은 마이크 타이슨의 헤비급 경기를 보기 위해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했다.
검찰에 따르면 카지노에서 충돌이 발생한 지 약 2시간 뒤 투팍이 타고 있던 BMW가 신호 대기 중이던 순간 데이비스 일행이 탄 캐딜락이 옆에 멈춰 섰다.
데이비스는 뒷좌석 동승자에게 총을 건네 투팍을 향해 발사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조수석에 앉아 있던 투팍은 총격으로 중상을 입고 엿새 뒤 숨졌다. 당시 차량을 운전하던 데스로우레코드 공동 창업자 매리언 ‘슈그’ 나이트도 부상을 입었다.
총격 당시 캐딜락에 탑승했던 인물 가운데 현재까지 살아있는 사람은 데이비스가 유일하며, 투팍 피살 사건으로 기소된 인물 역시 그가 처음이다.
수십 년 동안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않던 수사는 2019년 데이비스가 자서전 ‘콤프턴 스트리트 레전드’를 출간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데이비스는 과거 경찰 조사와 언론 인터뷰, 자서전 등을 통해 자신이 투팍 살해 사건에 관여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는 입장을 바꿨다.
변호인 마이클 샌프트는 데이비스의 과거 발언이 책을 홍보하기 위해 꾸며낸 이야기라며 그의 진술 외에는 살인에 연루됐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재판에 앞서 데이비스의 자서전과 2008년 경찰 조사 당시 발언을 증거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투팍은 1971년 뉴욕 이스트할렘에서 태어나 이후 LA에 기반을 둔 데스로우레코드와 계약하면서 미국 서부 힙합을 대표하는 스타로 성장했다.
‘California Love’, ‘All Eyez on Me’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으며 1990년대 미국 동부와 서부 힙합의 경쟁 구도를 상징하는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25세라는 젊은 나이에 발생한 그의 피살 사건은 이후 30년 동안 미국 대중문화계의 대표적인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