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 3사가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에 참여하면서 현대차그룹 차원의 시너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우선 로봇 분야에서 그룹 차원의 신 밸류체인(가치사슬) 형성이 기대된다. 로보틱스 기술은 자율주행차와 전동화 차량으로 대표되는 미래 모빌리티 분야뿐만 아니라 물류·운송, 서비스 사업에서도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가능하게 할 것이란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지난 11일 총 11억 달러 가치의 미국 로봇 전문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에 대한 지배 지분을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인수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80%를 확보하게 되는데, 최종 지분율은 현대차 30%, 현대모비스 20%, 현대글로비스 10%,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20%로 구성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특히 사업 초기 그룹 내 로봇 도입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 가격 경쟁력 제고 등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적으로 국내외 다수의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의 공장과 물류센터에 로봇을 배치함으로써 로봇 수요를 확대하고 로봇 시스템의 신뢰성을 검증하는 ‘테스트 베드’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
로봇을 통한 자동화 시스템 도입으로 생산·운송 과정에서 작업의 효율성을 높여 운영비용 절감과 생산 시간 단축 등도 도모할 수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로보틱스 기술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의 변화를 주도할 계획이다. 단기 급성장이 예상되는 물류 자동화 분야에서 로봇을 적극 도입한 스마트 물류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 효율성과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한다.
로봇에 활용되는 인지 기술, 인공지능, 로봇 제어 기술을 기존 시스템 내에 접목하고, 픽(Pick), 핸들(Handle)과 같은 물류 및 운송 로봇도 도입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향후에는 로봇을 활용한 신규 물류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자상거래 사업과 물류 서비스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풀필먼트’ 및 ‘라스트마일’ 서비스에 로봇을 도입함으로써 신시장 개척에도 나선다. 풀필먼트는 보관·재고관리·포장·배송·교환 및 환불 등 물류의 전 과정을 대행하는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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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족 보행 로봇 ‘스팟’과 2족 보행 로봇 ‘아틀라스’. (현대차그룹 제공) © 뉴스1 |
라스트마일 로봇 모빌리티가 개발되면 현대모비스의 핵심 사업 영역인 A/S 부품 공급에 있어서도 효과적인 활용이 가능하다. 장기적으로는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양사가 함께 로보틱스 분야 종합 솔루션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산업, 의료, 배송, 개인용 서비스, 스마트 팩토리 등 로봇이 활용될 수 있는 모든 분야에서 로봇의 제어, 관리, 정비 등을 통합적으로 수행하는 사업 기회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나아가 자율주행차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등에도 로봇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보다 안전한 이동의 자유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특히 자율주행 기술은 카메라와 레이더, 라이다 등을 통해 주변 환경을 정확히 인지해야 한다. 차량이나 모빌리티 장치 간 통신을 비롯해 인공지능(AI)에 기반한 판단과 정밀 제어가 필요한 만큼 로봇 기술의 활용 범위가 넓다.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 기술 관련 부문의 리더십 확보에도 나선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에 이미 로봇·AI 분야를 핵심 미래혁신 성장 분야로 선정하고, 현대·기아차 전략기술본부 산하에 로봇 분야를 전담하는 로보틱스팀을 신설한 바 있다. 로보틱스팀은 지난해 말 실급조직인 로보틱스랩으로 확대됐다.
로보틱스랩이 보유한 기술에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기술을 접목하면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현대차그룹은 전망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단순 로봇 판매를 넘어 향후 로보틱스 분야에서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