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장교동 한화빌딩 본사. 2014.12.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
한화솔루션이 미국항공우주국(NASA) 사내 벤처로 출발해 세계 최고 수준의 고압 탱크 기술력을 갖춘 앨라배마주의 스타트업을 인수하면서 그린 수소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앨라배마에 본사를 둔 미국 고압 탱크 업체인 시마론(Cimarron)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인수 대금은 설비 증설 자금 등을 합쳐 총 1억달러(약 1100억원)로, 2025년까지 투자할 계획이다.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내년 4월 내에 인수 작업을 끝낼 계획이다.
시마론은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23년 간 항공 소재 분야 연구원으로 근무한 톰 딜레이가 2008년 사내벤처로 설립했다.
ISO 9001 인증 기업이며 앨라배마주 헌츠빌의 체이스 인더스트리얼 파크(Chase Industrial Park)에 자리잡고 있다. 사업 분야를 산업용 탱크로 넓히면서 수소 탱크에서 더 나아가 우주 로켓의 초저온 액화가스용 탱크와 압축천연가스(CNG) 탱크를 납품한다.
지난 2015년 NASA에서 독립한 시마론은 대형 수소 탱크, 항공 우주용 탱크 등을 생산하고 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회장의 상업용 우주선 스페이스X에 프로토타입의 고압 탱크 시제품을 납품했다. 2014년부터는 스페이스X 팰콘9 로켓용 탱크를 공급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이번 인수를 통해 기존 수소 자동차용 탱크 외에 수소 운송 튜브 트레일러용 탱크, 충전소용 초고압 탱크, 항공 우주용 탱크 기술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글로벌 수소 탱크 사업 전개를 위한 기반을 확보할 방침이다.
시마론은 경쟁사보다 가볍고 안전한 수소 탱크를 제조하는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회사의 넵튠(Neptune) 탱크는 초대용량(2000리터)의 타입4(Type4) 복합 소재 탱크로, 동일 용량 탱크 중 세계에서 가장 높은 압력(517bar)으로 수소를 저장할 수 있다.
40피트(12미터) 수소 운송용 튜브 트레일러에 넵튠 탱크를 적재하면 수소 1200kg을 한 번에 운반할 수 있다. 이는 국내에서 사용 중인 철강 재질의 타입1 탱크에 비해 운송량이 약 4배 많아 수소 운송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특히 시마론의 고압 탱크는 우주 항공용 탱크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차별화된 소재·구조 기술을 적용해 가스를 100% 남김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고압 가스 탱크는 남은 가스 용량이 전체 탱크 용량 대비 10%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탱크 수축에 따른 파괴 현상이 발생하는데, 시마론은 이를 해결해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였다.
수소 운송용 트레일러에 적재돼 운송되는 40피트 탱크인 시마론 넵튠 타입4 탱크(한화솔루션 제공). © 뉴스1 |
한화솔루션은 국내에선 태광후지킨을 통해 수소 기반 드론(무인 비행체), 승용차, 상용차 등에 적용되는 탱크를 생산하고, 해외 시장에선 시마론을 통해 대형 수소 운송용 트레일러나 충전소에 들어가는 탱크를 생산해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또 시마론이 보유한 항공 우주용 탱크 기술을 활용해 빠른 성장이 예상되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항공 우주, 선박용 액화가스탱크 분야까지 시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류두형 한화솔루션 첨단소재 부문 대표는 “이번 인수로 탱크 기술을 더욱 고도화해 글로벌 사업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며 “2030년까지 고압 탱크 시장에서 글로벌 1위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로 수소 생태계의 한 축을 담당하겠다”고 밝혔다.
[앨라배마타임즈 편집국/뉴스1 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