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기아의 올해 3분기 실적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하반기 분기 실적 발표 때마다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가 제기됐으나 매 분기 역대급 실적을 거두며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올해 3분기는 글로벌 자동차시장 수요 둔화가 나타나며 피크아웃 우려가 여전하다. 증권가는 현대차·기아도 하락사이클에 따른 판매 감소가 나타나지만, 높은 수익성으로 만회해 합산 영업이익 7조 원 이상을 거둘 것으로 봤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9월 30일) 기준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의 3분기 매출액 전망 평균치는 각각 43조 496억 원, 26조 7091억 원이다. 영업이익은 3조 9407억 원, 3조 2203억 원이다. 합산 실적은 매출액 69조 7587억 원, 영업이익 7조 1610억 원으로 추산됐다.
전반적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는 실적이 증가했고, 직전인 올해 2분기보다는 감소했다. 영업이익을 놓고 보면 현대차의 경우 전년 대비 증감폭은 3.1%지만, 전기 대비는 -7.9%다. 기아 역시 1년 전보다는 12.4% 증가하지만, 전 분기에 비해서는 11.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합산 기준 감소폭은 9.6%다.
현대차·기아의 3분기 실적 전망치에는 시장의 피크아웃 우려가 깔려 있다. 글로벌 자동차산업 수요 둔화에 따라 현대차·기아 역시 실적 피크아웃이 시작될 것이라는 우려다.
최근 유럽 완성차 업체를 중심으로 실적 눈높이를 낮추는 사례가 잇따라 나타났다. 글로벌 2위 폭스바겐그룹은 지난 두 달 동안 연간 영업이익률을 두 차례 하향 조정했다. 최근 제시한 연간 이익률은 5.6%로 두 달 전보다 약 1.5%포인트(p) 낮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매출 수익률을 기존 10~11%에서 7.5~8.5%로 낮췄고, BMW도 세전 영업이익률을 8~10%에서 6~7%로 하향 조정했다. 전기차 시장에서 성과가 미미한 가운데 의존도가 높은 중국 시장에서 부진 여파가 길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증권가는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수요 둔화가 숫자로 나타나며 지난 2분기 이후 피크아웃 우려가 재점화했다고 설명했다.
김창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년 넘게 지속된 피크아웃 우려 대비 달라진 점은 지표가 실제로 악화하며 우려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고 폭스바겐의 독일 공장 폐쇄, 스텔란티스 판매 급감 및 유럽 수요 둔화 등이 자동차 산업 센티먼트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수요 둔화 가운데 현대차·기아는 차별화한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현대차·기아 역시 산업 하락 사이클 영향으로 글로벌 판매가 감소하나 브랜드와 상품성을 앞세워 높은 판매단가(ASP)로 경쟁력을 증명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창호 연구원은 “현대차·기아는 경쟁적인 과점 산업에서 점유율 확대로 상향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며 “전장화에 따른 고사양화가 높아진 ASP를 지속 견인해 실적 방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기아 역시 피크아웃 우려가 지나치다는 입장이다. 미국 판매가 여전히 견조하며 하이브리드 판매 라인업 확대, 유럽 EV3 출시 등으로 차별화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