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앞으로 다가온 이번 설 연휴도 지난해 추석처럼 그리운 고향방문을 뒤로 미뤄야 할 전망이다.
아직 정부의 방침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를 골자로 한 현재의 사회적거리두기 단계(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월14일까지 연장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설 명절의 특성상 대규모 인구이동이 불가피한데다 방역당국이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가 확산세를 잡는데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점이 연장 가능성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1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및 대전시에 따르면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가 오는 31일까지로 2주간 연장됐다.
방역당국은 이 조치가 3차 대유행 확산세를 꺾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말 평균 1000명을 웃돌던 코로나19 전국 신규 확진자 수는 10일 451명을 기점으로 △11일 537명 △12일 561명 △13일 524명 △14일 512명 △15일 580명 △16일 520명△17일 366명 등 400~500명대로 뚝 떨어졌다.
대전시도 지난달에는 일평균 11.4명의 신규 확진자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이달 들어 △1일 4명 △2일 8명 △3일 6명 △4일 8명 △5일 9명 △6일 10명 △7일 7명 △8일 5명 △9일 4명 △10일 1명 △11일 7명 △12일 9명 △13일 3명 △14일 3명△15일 5명 △16일 3명△17일 2명 등 일평균 5.52명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물론 방역당국도 이 같은 감소세가 이어진다면 2주일 뒤 거리두기를 조정하거나 완화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
정해교 대전시 보건국지국장은 <뉴스1>과 통화에서 “중대본에서도 이 같은 감소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거리두기를 조정 또는 완화를 할 것이며, 저희도 마찬가지다”며 “다만, 앞으로의 상황을 예측할 수 없는 만큼 단언할 수는 없다.(거리두기)완화가 희망이 아니라 현실이 되길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이 같은 기대감 한편에는 31일 이후 ‘국민 대이동’이 불가피한 설 명절이 코앞으로 다가온다는 불안감이 자리 잡고 있다.
방역당국은 애써 잡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설 명절로 인해 다시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12월24일 성탄절을 앞두고 시행된 ‘5인 이상 사적 모임금지’조치가 설 연휴까지 지속될 경우 무려 50여일이 넘게 통제된 삶을 살아가는 국민들의 피로감 누적도 간과할 수 없다는 것도 방역당국을 고민스럽게 하고 있다.
이 조치가 설 명절까지 연장된다면 주민등록상 같은 집에 살지 않는 가족과 친지가 모이는 것도 금지된다.
3~4인 가족이 따로 사는 부모님을 방문해도 ‘5인’을 초과해 설 연휴 고향 방문 자체가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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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상황속애서 넘어간 지난해 추석에 이어 이번 설 명절도 고향 방문은 자제하고 부모님께 마음만 전하는 사람즐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사진은 기사의 특정내용과 관계없음) 뉴스1 |
지난해 추석 때는 이런 조치가 이뤄지지는 않았다.
설 명절까지 연장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은 다음주 중반쯤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는 이에 관계없이 전체 이동량 감소를 위해 철도 승차권은 창측 좌석만 발매하고, 연안여객선 승선인원도 정원의 50% 수준으로 관리하는 등 이미 설 특별방역대책을 가동에 들어갔다.
다음 주에는 지난해 추석과 마찬가지로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귀성 자제 운동이 본격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전남 장흥군은 지난 12일부터 설 연휴 기간 이동 및 고향 방문 자제를 요청하는 홍보 현수막을 군 경계 도로변에 게시하는 등 범국민 운동을 시작했다.
정해교 대전시 보건국지국장은 “아직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31일까지 전국 일 평균 신규확진자수가 일 평균 400명 미만이 유지된다 하더라도 설 명절 대규모 이동이 이뤄질 경우 또다시 고통을 겪어야 된다”라며 “다음주부터 대전시 및 5개 자치구의 ‘이동 멈춤’ 운동이 본격화 될 것이다. 어렵더라도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년 넘게 잘 견뎌준 시민들께 감사드린다. 이번 설 명절만 모두가 힘을 합쳐 잘 넘긴다면 백신접종 등 머지않아 고통의 시간을 끝낼 수 있다”라며 “지난 추석 때 보여주신 아름다운 ‘멈춤’을 다시 한번 실천해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