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독보적 거래의 기술을 다시 선보였고 환율과 금시장이 가장 크게 움직였다.
트럼프가 25일(현지시간) 중국, 캐나다, 멕시코에 대해 고관세 부과를 재확인하자마자 멕시코 페소와 캐나다 달러는 장중 3%, 2%씩 급락했다. 중국 위안화는 역외 시장에서 0.3% 낙폭을 그렸다.
우리시간으로 26일 오전 11시 15분 기준 멕시코 페소와 캐나다 달러는 1.5%, 1% 약세를 보인다. 반면 미국 달러는 0.5% 반등하며 금값을 3% 떨어뜨렸다.
트럼프는 최대 경쟁국이자 무역국인 중국뿐 아니라 이웃한 동맹 무역국인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 마약과 이민자 통제라는 조건을 걸고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시장 참여자들은 트럼프 특유의 돌발성 발언을 좀 더 차분하게 해석하려는 분위기다.
싱가포르 TD증권의 알렉스 루 외환 매크로 전략가는 로이터에 “매일 아침 일어나면 최신 발언에 따라 시장이 휘둘리던 4년 전이 많이 생각한다”며 “냉정하게 받아들이고 싶고 아직 트럼프는 대통령이 아니다. 그는 여러 가지를 던지고 다양한 숫자를 언급하고 시장은 반응하며 (그가 던지는 공약은) 실현될 수도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첫번째 임기 당시 합의한 미국·멕시코·캐나다(USMCA) 협정은 2026년 재협상이 가능하지만 관세를 통해 재협상 절차를 시작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ITC마켓의 션 캘로우 수석외환분석가는 해석했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관세 계획을 거의 두 달 전에 발표함으로써 캐나다, 멕시코, 중국 정부 모두 대응할 시간을 갖고 대안을 협상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트럼프가 정책을 빠르게 추진하기 위해 주요 경제팀 핵심 인사를 지명하자마자 관세 카드를 다시 상기한 것이라는 설명도 있다. 시장 일각에서 트럼프가 스콧 베센트를 재무장관으로 지명하면서 관세를 협상용 장치라고 해석하지만 여전히 주도권은 트럼프가 쥐고 있다는 것을 상기하려는 발언일 수 있다는 얘기다.
시티인덱스의 매트 심슨 수석 시장분석가는 “트럼프가 시장에 누가 통제하고 있는지 상기시키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단기간에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빠르게 치고 나가고 있지만 일종의 조건을 내걸며 관세 카드가 과시용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IG마켓의 토니 시카모어 시장 분석가는 트럼프가 “시간을 낭비할 것 같지 않다”며 “문제는 그가 취임 첫날 행정명령에 따라 실제 관세를 매길지 여부다.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그가 (이민과 마약의 이동이라는) 관세의 이유를 제시했기 때문에 이번 관세는 조건부처럼 보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략국제연구센터의 윌리엄 라인쉬 고문은 “협박에 불과하다”며 “트럼프는 얼굴을 계속 때리면 결국 항복할 것이라는 생각인 것 같다. 하지만 그러한 전략은 과거 중국에 효과가 없었고 이번에 멕시코, 캐나다에 대해서도 통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