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100세 생일을 맞이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고향 조지아주 플레인스 자택에서 호스피스 보살핌을 받는 그는 이날 가족이나 고향 사람은 물론 그를 존경하는 많은 사람으로부터 축하를 받았다. 플레인스는 정치적으로 공화당에 가까운 곳이지만 트럼프 지지 표지판 옆에 100주년 생일 축하 표지판이 놓여 있었다.
이날 카터 전 대통령은 자신과 이미 고인이 된 아내 로절린이 1960년대에 지은 플레인스의 자택에서 생일을 보냈다. 축하 행사 중에는 그가 이룬 대가족과의 점심 식사도 포함되었다.
전 대통령의 손자인 조쉬 카터는 이 식사에 대해 “남부 조지아라서 아시다시피, 우리는 튀긴 닭고기와 구운 치즈샌드위치를 먹었고, 그다음에는 가족과 함께 활기찬 토론을 했다”고 전했다.
마을에서는 축하 행사의 하나로 4대의 F-18 제트기와 여러 대의 빈티지 비행기가 하늘을 날았다.
카터의 100세 생일을 축하하는 메시지도 줄을 이었다. X에 게시된 영상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카터를 “사랑하는 친구”이자 미국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인 중 한 명”이라고 칭찬했다. 그는 “인간의 선함에 대한 당신의 변함없는 믿음은 우리 모두에게 지침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 잔디밭에는 “카터 대통령 생일을 축하한다”라는 표지판이 장식되었다.
영국의 찰스 3세 국왕은 “대통령의 평생 의무와 공적 봉사에 대한 큰 존경”을 표현하는 축하 메시지를 보냈고, 조지아 주지사 브라이언 켐프는 주 전체에 “지미 카터의 날”을 선포했다.
땅콩 농장주 출신 카터 전 대통령은 1977년에서 1981년까지 대통령으로 재임하는 동안은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그는 1978년 이스라엘과 이집트 간의 캠프 데이비드 협정,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시작한 중국과의 외교 관계 수립, 파나마 운하의 통제권 파나마 반환 등 굵직한 업적을 이뤘다.
하지만 이란 인질 위기와 1979~1980년의 석유 파동 등 난관도 많아 그의 집권 후 공화당의 로널드 레이건이 압도적인 승리로 집권하게 됐다. 하지만 그 후 카터는 세계적인 사안에 대한 중재자, 인권운동가, 원로정치인으로 활동하면서 더 진가를 발휘했고 2002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독실한 침례교도이자 스스로를 ‘거듭난’ 기독교인이라고 묘사한 카터는 같은 진영은 물론 다른 진영에서조차도 도덕적이고 예의 바른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가족에 따르면 카터는 여전히 정치에 관심이 많고 11월 선거에서 민주당 동료 카멀라 해리스를 위해 100세임에도 기꺼이 투표할 예정이다.
카터 가족의 오랜 친구이자 국립공원 관리청 지미 카터 역사 유적지의 관리자인 질 스터키는 “그는 우편 투표로 투표할 것”이라면서 “카터는 항상 정치적으로 매우 활동적이었고, 그 점에 있어서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복음주의 기독교 인구가 많은 다른 시골 지역과 마찬가지로 플레인스에서는 해리스보다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는 마당 팻말이 훨씬 더 많다. 하지만 트럼프를 지지하는 간판 옆에 카터의 100주년 생일을 축하하는 표지판이 있는 것을 보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라고 AFP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