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의 브레이크로 기대를 모은 백신 접종이 부작용 우려와 공급 차질로 우려를 빚고 있다. 해외에서 접종 후 사망자가 속출하자 백신 거부 조짐도 엿보인다.
3분기까지 유의미한 숫자의 접종을 완료해 올 연말쯤 집단면역 효과를 기대해온 우리 방역당국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노르웨이 보건당국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현재까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람이 총 33명으로 조사됐다. 이 백신을 접종한 노르웨이 국민이 4만8000명가량이고, 백신이 직접적 사인인지 불투명한 점 등을 감안하면 부작용이 높지는 않지만 불안감은 상당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도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주민 6명이 집단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와 식품의약국(FDA)은 모더나가 생산한 백신 중 특정 제조번호 백신에서 높은 알레르기 반응이 나온 것으로 판단, 정밀조사 전까지 백신 투약을 중단했다.
의료계와 방역당국은 백신 접종 전 고령·기저질환 등 각 개인별 건강상태에 따라 접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해외의 잇단 사망·알레르기 등 부작용도 정상적 면역 형성을 유도하기 위한 기초체력이 받쳐주지 못한 요인도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백신 접종 부작용 사례가 산발적이지만 꾸준히 보고되면서 백신에 거부감을 보이는 이들도 늘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뉴욕주에서조차 의료진의 12~29%가 백신 접종을 거부 중이다. 이들은 짧은 임상기간 등으로 잠재적 부작용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백신 종주국’ 프랑스도 높은 접종 거부 여론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여론조사 전문업체 입소스가 지난달 17일부터 20일까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프랑스인들의 60%가 접종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폭발적인 백신 수요에 공급이 달리고 있어 각국의 접종 목표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미국에선 백신 확보를 두고 연방정부와 별개로 제약사로부터 직접 수급하려는 주(州)가 늘고 있다. 뉴욕주가 대표적으로,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는 화이자 측에 코로나19 백신 직접구매 의사를 타진했다.
코로나19 백신의 부작용과 수급 문제가 대두되면서 국내 수급 및 접종 차질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조금씩 나오기 시작한다. 정부는 2월부터 접종을 시작해 9월까지 접종을 마무리해, 11월쯤 집단면역 형성을 기대 중인데 공급차질과 부작용 이슈가 불거지자 해외 상황을 예의 주시 중이다.
특히 먼저 접종을 시작한 해외에서 사망과 알레르기 등 부작용이 잇따를 경우 국내에서도 백신 거부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불안감 차단에 고심하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은 노르웨이 집단사망과 관련 “발열이나 구토 등 기존에 알려진 이상반응이 기저질환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노르웨이 전문가와 당국의 조사결과를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년 인플루엔자 접종시 고령 사망 사례가 보고됐고, 종으로 인한 직접적인 사망이라기보다는 기저질환의 악화라는 부분으로 조사가 진행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백신 자체의 문제일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인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국 내에서 백신에 대한 불안 때문에 백신 접종을 기피할 것이라는 것은 아직은 기우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만약 정말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아주 높아져서 백신을 기피하는 상황이 돼 솔선수범이 필요한 상황이 된다면 저는 그것도 피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