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로켓과 소형 고속정 등을 동원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다시 부설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해협을 재개방하려는 미국의 계획이 난항을 겪고 있다. 미군이 기뢰를 제거하더라도 이란이 다시 설치할 수 있어 완전한 안전 확보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군은 지난 30일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기뢰 부설을 저지하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 라라크섬에 있는 기뢰 투하용 로켓 발사대 2곳을 타격했다.
미국이 이란을 직접 공격한 것으로 알려진 것은 지난 7월 말 이후 처음이다.
이에 IRGC는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동원해 요르단의 킹 후세인 공군기지와 알아즈라크 공군기지, 아랍에미리트(UAE)의 알민하드 공군기지를 공격하며 맞대응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 이전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해상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했던 핵심 에너지 수송로다.
이란은 전쟁 발발 이후 해협을 장악하고 각국 유조선을 비롯한 선박의 통항을 제한해 왔으며, 안전하게 통과하려면 이란이 설정한 ‘지정항로’를 이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충돌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5일 호르무즈 해협 국제수역에 설치된 모든 기뢰가 폭파되거나 제거됐다고 발표한 지 불과 며칠 만에 발생했다.
WSJ는 이를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숨바꼭질 싸움’으로 평가했다.
문제는 기뢰전의 특성상 설치하는 쪽보다 제거하는 쪽이 훨씬 불리하다는 점이다.
기뢰는 상대적으로 제작과 배치가 쉽지만 일단 바다에 대량으로 설치되면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모두 제거하기가 어렵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은 가장 좁은 곳의 폭이 약 34㎞에 불과해 유조선과 상선이 기뢰 위험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란 입장에서는 실제로 모든 선박을 공격하지 않더라도 ‘기뢰가 남아 있을 수 있다’는 불안감을 만들어 선박 운항을 위축시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반면 미국은 안전한 통항을 보장하기 위해 기뢰 위험이 충분히 제거됐다는 신뢰를 선사와 해운업계에 줘야 한다.
알레시오 파탈라노 킹스칼리지런던 전쟁·전략학 교수는 “해협에 기뢰가 매설된 전력이 있고 이란이 대량의 기뢰를 보유하고 있는 한 선주들은 이를 너무 위험하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이 기뢰를 설치할 수 있는 수단을 분산해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미군에는 부담이다.
IRGC는 정규 해군 전력 대부분을 잃은 상황에서도 기뢰를 부설할 수 있는 수백 척의 소형 고속정을 남부 해안 곳곳에 숨겨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란은 지난해 1월 해안에서 다연장로켓 ‘파즈르-5’를 발사해 바다에 기뢰를 투하하는 모습도 공개했다. 함정이 직접 바다로 나가지 않고 육상에서 로켓을 이용해 기뢰를 살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전직 미 해군 장교 토머스 슈가트는 로켓 크기를 고려하면 이런 방식으로 투하되는 기뢰가 해군 함정에서 설치하는 대형 기뢰보다 작고 단순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미군이 발사대 자체를 공격했다는 것은 그 위협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호르무즈 해협에서 ‘기뢰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한다.
미 랜드연구소의 해군 전문가 스콧 새비츠는 기뢰전을 “미지의 게임”이라고 표현하며 “모든 기뢰가 제거됐다고 완전한 확신을 갖고 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위험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감소했다고 말할 수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미국이 제거작업을 계속하더라도 이란이 다양한 방식으로 기뢰를 다시 설치할 능력을 유지하는 한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통항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어려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