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다혜 기자
수상 소감 중 한국전쟁 관련 발언을 한 방탄소년단(BTS)에 대한 중국 내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뉴욕타임스(NYT), BBC 등 외신들이 일제히 BTS를 옹호하고 나섰다.
◇ NYT “악의 없는 발언” : 12일(현지시간) NYT는 “BTS는 한국전쟁 희생자들을 기렸는데 일부 중국인들은 이것을 모욕으로 여겼다”며 “(BTS의) 발언은 악의가 없는 것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BTS는 공공연한 도발보다는 포용성으로 잘 알려진 그룹이고, 수상 소감은 악의가 없어 보였다”며 “하지만 중국 누리꾼들은 BTS를 무차별 공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NYT는 또 삼성전자와 현대차, 휠라(FILA) 등 브랜드가 BTS 광고를 내린 것을 언급하며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글로벌 기업이 중국인들의 애국심을 쫓는 최신 사례이며 불매운동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방탄소년단/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 뉴스1 |
◇ FT “中 민족주의에 BTS 희생” : 이날 파이낸셜타임스는 BTS의 한국 전쟁 발언 관련 사건을 자세히 소개한 뒤 “중국에 진출한 외국 브랜드가 중국의 편협한 민족주의에 희생된 최신 사례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FT는 이전 사례를 설명하며 BTS의 희생을 강조했다. FT는 “지난해 NBA 관계자가 반송환법 시위 지지 의사를 내비쳤다가 1년 동안 중국에서 NBA TV 중계가 중단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갭과 메르세데스-벤츠를 포함한 많은 글로벌 브랜드도 중국인의 민족주의 정서를 잘못 건드렸다가 불매운동 위기에 빠졌었고, 사과를 강요받았다”고 덧붙였다.
FT는 이어 “아직 한한령이 완전히 풀리지 않은 가운데 한국 기업들은 BTS 사건을 계기로 한한령이 더욱 강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BTS 제공 © 뉴스1 |
◇ BBC “BTS, 중국 내 후폭풍 맞아” : 영국 BBC는 이번 사태를 ‘후폭풍’이라고 칭했다.
이날 BBC는 “BTS의 발언이 중국 누리꾼들을 분노하게 했고, 이들이 출연한 광고는 중국 웹사이트에서 사라졌다”고 전했다.
다만 일부 중국인들은 “BTS가 중국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며 이들을 옹호하고 있다고 썼다.
BTS는 앞서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의 한미우호단체인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주는 ‘밴플리트상’을 수상했다.
BTS는 수상 소감으로 “올해 행사는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의미가 남다르다”며 “우리는 양국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와 수많은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을 두고 중국 언론들은 BTS의 ‘양국’은 ‘한국과 미국’을 의미한다고 보도했고, 중국 누리꾼들은 “한국 전쟁 당시 중국 군인들의 희생을 무시하는 것이며, 국가존엄을 깎아내리는 발언”이라며 BTS를 맹비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