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모두의 예상을 깬 ‘깜짝 결정’이었다. 빅리그 루키인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2020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시리즈(3전 2선승제) 1차전 선발의 중책을 맡았다.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29일(한국시간) “김광현이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1차전 선발로 나간다”고 MLB네트워크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밝혔다.
애덤 웨인라이트와 잭 플래허티라는 팀 내 에이스의 1~2차전 등판이 예상 됐지만 실트 감독의 선택은 김광현이었다. 김광현이 첫 경기에 나서고 차례로 웨인라이트, 플래허티가 출격할 예정이다.
놀란 것은 현지 언론도 마찬가지였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는 이날 “김광현이 플레이오프 1차전에 깜짝 선발로 나선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카디널스가 김광현이 첫 경기 선발로 나간다는 놀라운 발표를 했다”면서 “베테랑 웨인라이트를 2차전에 내보내고 올 시즌 개막전에 나갔던 플래허티를 3차전에 내보내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실트 감독은 김광현을 낙점한 이유에 대해 간단하게 “KK가 잘 던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김광현은 올해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냈다. 개막전을 마무리로 시작했던 김광현은 보직이 선발로 바뀐 뒤 비상했다.
올해 8경기(7차례 선발)에 나와 39이닝을 던져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62의 성적을 냈다.
선발로 나왔을 때는 7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 1.42, 피안타율은 0.190에 불과했다. MLB닷컴은 “김광현은 올해 팀 내 최고의 투수”라고 호평했다.
올해 60경기 단축 시즌으로 진행된 가운데 샌디에이고 타자들이 김광현을 한 번도 접해보지 못했다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와일드한 투구 폼을 가진 김광현은 투구 템포도 굉장히 빨라, 처음 만나는 메이저리그 타자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MLB닷컴은 “김광현은 90마일 초반대의 직구를 가지고 있지만 피안타율이 0.182에 불과했다”며 “세인트루이스 동료들의 수비 도움을 받았다. 김광현은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던지는데, 체인지업에 타자들이 많이 헛스윙 했다”고 설명했다.
샌디에이고의 경우 좌완 등판 시 우타자가 많이 나왔는데, 김광현이 오른손 타자에게 강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MLB닷컴은 “샌디에이고는 선발투수에 따라 라인업을 다르게 꾸렸는데, 김광현은 올해 우타자를 상대로 피안타율 0.198에 그쳤다”고 전했다.
KBO리그 무대에서 무수히 많은 ‘가을야구’ 경험이 있었던 ‘강심장’ 김광현이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서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현지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